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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58위→21위→4위→1위… 마침내 ‘슈퍼루키’ 날다

입력 : 2017-07-17 18:21:21 수정 : 2017-07-17 21: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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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화려한 첫 우승 / LPGA 데뷔 14개 대회 만에 첫 승 / 캐디 교체로 부진 만회 ‘신의 한 수’ / 상금 10억… 랭킹 13→2위로 훌쩍 / 마음 고생 털고 올해 신인왕도 ‘찜’ / 트럼프, 경기 마친 朴에 기립박수

‘슈퍼루키’ 박성현(24·KEB하나은행)에게 지난해 US여자오픈은 악몽이었다. 초청선수로 참가했던 박성현은 마지막 날 챔피언조로 나서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 홀에서 실수를 범해 공동 3위로 주저앉았다. 선두에 1타 차 뒤진 18번 홀에서 버디나 이글을 노리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지만 공이 워터해저드에 빠져 우승 꿈이 물속으로 사라졌다.

‘슈퍼루키’ 박성현이 17일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마지막 18홀을 마친 뒤 공을 들고 갤러리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베드민스터=AP연합뉴스

17일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제72회 US여자오픈(총상금 500만달러·56억4300만원)은 박성현에게 1년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였다.

하지만 첫날 58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2라운드까지 21위에 머물며 부진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하고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공식 데뷔했지만 기복이 심해 우승 기회를 번번이 날렸던 아쉬움이 재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신들린 퍼팅 감각이 살아난 박성현은 3라운드에 5타를 줄여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마지막 날도 치고 올라와 14번 홀까지 최혜진(18·학산여고), 펑산산(28·중국)과 공동 선두를 유지하던 박성현은 15번 홀에서 7m 롱 버디퍼트에 성공한 뒤 주먹을 움켜쥐었다. 15번 홀은 골프장 주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 관람실에서 그린을 내려다보는 곳이어서 짜릿함이 더했다.

 


‘슈퍼루키’ 박성현이 이렇게 LPGA 투어 진출 뒤 첫 승을 메이저 제패로 장식했다. 박성현은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낸 박성현은 LPGA 투어 공식 데뷔 14번째 대회 만에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우승컵을 품었다. 우승상금 90만달러(약 10억2000만원)를 받은 박성현은 시즌 상금을 145만636달러로 늘려 13위였던 상금랭킹을 2위까지 끌어올렸다. 세계랭킹도 11위에서 5위(7.17점)까지 뛰었다.

박성현은 시즌 초반 기복이 심해 최근 캐디를 교체했는데 이것이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박성현은 베테랑 콜린 칸과 결별하고 데이비드 존스 캐디와 호흡을 맞춘 뒤에도 톱10에 좀처럼 들지 못해 주춤했지만 US오픈 우승으로 지금까지의 부진을 한 번에 만회했다. 박성현은 “캐디 역할이 매우 컸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캐디가 농담 한마디를 해줘 큰 도움이 됐다”며 “(18번 홀 세 번째 샷을 앞두고) ‘항상 연습하던 거니까 믿고 편하게 하라’고 말해줬는데 연습대로 샷이 나와 저도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첫 우승이 늦어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성현은 이번 메이저 제패로 신인상을 예약했다. 신인상 점수 997점이 된 그는 2위 에인젤 인(미국·359점)과의 격차를 더 벌려 박세리에 이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해에 신인상을 받는 두 번째 선수가 될 전망이다. 박성현은 “지난해보다 경기를 치르는 데 여유가 더 생겼다”며 “지난해의 경험 덕분에 이 우승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흘 내내 관전한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를 마치고 이동하는 박성현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트위터에 “박성현의 2017년 대회 우승을 축하한다”고 글을 남겼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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