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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文 관련없다” 靑 해명에도… 허점 노출한 ‘대통령의 트윗’

입력 : 2017-07-17 18:23:18 수정 : 2017-07-17 23: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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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비판 트위터글에 ‘마음에 들어요’ / 文대통령 직접 눌렀을 가능성은 적어 / 주체 관리실무자일땐 ‘사적 유용’ 지적 / 일각서 제기한 ‘계정 해킹’ 확률 낮아 / 청와대 SNS 관리 소홀 문제도 제기돼 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계정의 ‘야당 비판글 호감 표시’는 문 대통령이 직접 ‘마음에 들어요’를 눌렀느냐 여부와 관계없이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러 정황상 문 대통령이 직접 눌렀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만약 문 대통령이 호감을 표시했다면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호감 표시 주체가 문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리 실무자일 경우엔 청와대의 관리부실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SNS 관리상 중대한 허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5월23일 첫 해명에서 관리 실무자의 실수로 호감 표시를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지난 14일 야당을 비판하는 트위터 게시글에 호감을 표시한 문재인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5월 23일자 트위터.

청와대는 사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정확한 경위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부속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문 대통령이 직접 누른 게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알려왔다. 이 관계자는 이날 해당 호감 표시를 시정했다고 밝히며 첫 ‘마음에 들어요’ 때와는 달리 이번엔 직원의 실수도 아니지만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번 사건은 청와대의 첫 해명처럼 실무자의 단순 실수일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계정이 야당을 향한 일방적인 성토 게시글에 반복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는 것을 ‘실수의 연속’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만약 호감 표시 주체가 실무자라면 대통령 SNS를 자신의 뜻대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통령 계정 해킹 가능성 또한 크지 않다. 5월23일과 지난 14일 모두 문 대통령 계정이 활발하게 활동한 날이다. 5월23일 문 대통령 계정은 국민정책제안 온라인 사이트인 ‘광화문 1번가’,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민국 일자리 상황판’ 설치 등을 홍보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트위터 코리아 관계자는 “같은 날 문 대통령 계정이 일반 트위터 계정에 호감 표시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며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당시 문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팔을 흔드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실린 게시글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에도 문 대통령 계정은 여민관 집무실 창가에서 문 대통령이 청와대 방문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동영상을 게시한 바 있다. 결국 ‘마음에 들어요’의 주체는 관리 실무자 또는 문 대통령으로 좁혀진다.
'좋아요'에 의문 제기한 트위터 이용자들.
야당 비판글에 대한 문 대통령 계정의 호감 표시는 자칫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세계일보 취재 결과 트위터상 ‘♥ 문재인 님이 마음에 들어 함’ 알림은 일반 트위터 이용자들에게도 노출된 상태였다. 첫 번째 호감 표시 당시 트위터 이용자 TaeH****(@my****)은 “이 글에 문재인님이 직접 마음에 들어함 눌렀어!”라며 “대통령이 한 건 아니겠지”라고 반문했다. 두 번째 ‘마음에 들어함’의 경우 ‘펭귄**(@thewri****)’은 “이상하네. 평소 달(문 대통령)께서 좋아할 만한 표현은 아닌 듯한데…?”라며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사건으로 청와대의 대통령 SNS 관리 소홀 문제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이 SNS를 국정운영 홍보의 주요 수단으로 사용하는 만큼 이에 걸맞은 철저한 관리방침이 세워져야 하지만 반복적으로 허점을 노출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70일간 계정에서 확인 가능한 ‘마음에 들어요’는 4번에 불과해 문 대통령 계정이 호감 표시에 신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와중에도 야당 비판글에 두 차례 호감 표시를 했다 취소한 것은 대통령 SNS 관리의 부실을 그대로 노출한 것이어서 관리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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