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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App) 세대'의 데이트 비용…"신청한 쪽이 내는 게 에티켓"

입력 : 2017-07-17 17:16:15 수정 : 2017-07-18 1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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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남녀의 데이트에서는 남성이 비용 대부분을 내는 게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반적인 모습이었지만, 시대가 바뀌어 더치페이 또는 데이트를 신청한 쪽에서 내는 게 에티켓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에티켓은 유럽과 미국 등의 서구권과 아시아에서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보편화되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등장에서 비롯됐다. 그 전까지는 더치페이가 일반적이었다.

미시간주 로체스터힐즈에 사는 여성 J(18)는 18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데이트 앱에서 마음에 드는 남성에게 먼저 데이트 신청했다.

남성은 J에게 영화를 보자고 제안했다. J는 생일선물을 아니더라도 남성이 데이트비를 낼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극장 앞에선 그는 지갑을 꺼낼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결국 J가 영화표 2장과 팝콘 그리고 음료수를 샀다.

J는 “데이트 신청을 한 건 나였지만 생일날 데이트비를 내게 한 건 기분 나빴다”며 “데이트 신청을 먼저 한 아쉬운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사는 여성 A(19)는 데이트 앱을 통해 남성과 만난 후 청구서를 받곤 에티켓을 위반한 남성에게 분노하며 그의 청구를 거절했다.

A는 “데이트신청도 그가 먼저 했을뿐더러 장소도 일방적으로 정했다”며 “데이트 신청을 한 쪽에서 비용을 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데이트 비용 문제는 앱의 보급으로 이성을 만나는 기회가 늘며 생겨났다.
도이치은행 조사에 따르면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영화와 식사, 약간의 술 그리고 택시비를 합한 데이트 비용은 회당 약 130달러(약 14만 7000원)가 드는 것으로 조사 됐다.

이를 주 3회씩 1년간 이어오면 데이트비로 무려 2만 달러(약 2256만 4000원)가 든다.
사정이 이렇자 여성들도 남성에게 일방적인 요구를 하지 않게 됐고, 이들에서는 ‘먼저 데이트 신청한 쪽에서 비용을 내거나 일정 부분을 같이 내는 쪽’으로 암묵적인 타협이 이뤄졌다.
데이트비용을 함께 계산하는 여성.
하지만 이러한 의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채프먼대학 심리학과 데이비드 프레드릭 교수가 여성 1만 7600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비용 지불에 대한 여성들의 생각을 조사한 결과 여성 39%는 “여성이 더치페이를 생각하더라도 남성이 비용을 냈으면 한다”고 답했다.

현상을 두고 영국 앵글리아러스킨대 사회학과 줄리아 롱 교수는 “남성이 데이트비를 내는 건 오래된 기사도의 유물이자 여성을 소유하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라며 “여성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성의 소유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데이트 비용은 남녀가 함께 분담해야 한다”며 "대등한 관계가 서로를 존중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여성들은 계산대 뒤로 물러서지 않고 남성 옆에 선다.
한편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앱 등장과 관계없이 여성 대부분이 더치페이하고 있다.
일본 여성들의 더치페이는 살인적인 물가에서 비롯됐다는 의견과 남성을 배려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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