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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워라 서양 명품… 이것이 ‘아시안핏’

입력 : 2017-06-27 21:10:08 수정 : 2017-06-27 23: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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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에 부는 한류… 뜨는 국내 브랜드 / 동그란 광대 동양인 얼굴에 딱 / 국산 제품 선호 늘어 매출 폭증 / ‘별그대’ 전지현 쓴 ‘젠틀 몬스터’ / 연매출 1551억… 유커들 좋아해 / 전 제품 伊·국내 생산 ‘베디베로’ / 론칭 3년 만에 매출 5배 급성장 / 가성비 갑 젊은층 선호 '브레라' / 홈쇼핑서 2017년 상반기 완판 행진
젠틀 몬스터 제공
샤넬, 구찌, 랑방, 크리스천 디오르….

누구나 기회만 된다면, 경제적 여력만 된다면 갖고 싶은, 그 가치를 소유하고 싶은 브랜드다. 이들 해외 명품의 옷과 가방은 수백만∼수천만 원을 훌쩍 넘어간다. 과거 이 브랜드의 화장품과 선글라스 구매는 대리만족 혹은 위안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한류를 타고 화장품을 ‘K뷰티’가 점령한 데 이어 이젠 선글라스 시장에도 국내파 바람이 불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하는 젊은 층의 취향 변화와 국내 선글라스 브랜드의 성장이 맞물린 덕이다. 굳이 ‘촌스럽게’ 해외 명품 선글라스 로고에 집착하지 않고도 나만의 개성, 나만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국내 선글라스 브랜드인 젠틀 몬스터는 제품 디자인 철학을 담은 다양한 매장 인테리어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젠틀 몬스터 제공
◆젠몬… 아직도 모르면 당신은 ‘아재’

국내 브랜드들은 입체감이 강한 서양인의 얼굴에 맞춘 해외 명품 브랜드와 차별화한 ‘아시안핏’에 집중했다. 광대가 도드라진 동양인들이 유러피언핏을 잘못 쓰게 되면 선글라스가 광대에 걸터앉거나, 심지어 여름철엔 선글라스 안쪽으로 습기가 차는 슬픈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국내 브랜드들은 콧대를 높이고, 안경 테의 꺾임을 조정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선글라스 브랜드는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 10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선글라스 매출 중 국내 선글라스 매출의 비중은 6%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젠틀 몬스터와 베디베로, 카린 등이 대약진하며 전체 선글라스 매출의 50% 이상이 국내브랜드로 채워졌다.

가장 핫한 브랜드는 ‘젠틀 몬스터’. 2014년 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이 착용하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브랜드가 2011년 만들어졌는데 3년 만에 핫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젠몬은 이후 스타 마케팅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디자인 강조에 나섰다.

그해 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든 이후 논현, 가로수길, 북촌 계동 등에 매장을 차렸다. 매장 인테리어의 철학은 하나. “매장에 브랜드 이미지를 담아 젊은 사람들이 한번쯤 오고 싶은 핫플레이스가 되게 하라.”

그렇게 논현동 매장에는 실제 배(船)를 들여놓기도 했고, 1년에 36차례 매장의 인테리어를 교체하는 파격을 시도했다. 50년 된 목욕탕을 개조한 북촌 계동은 목욕탕 타일의 독특함을 살렸다.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격도 30만원대다. 그 결과 젠몬의 매출은 2014년 181억원에서 지난해 1551억원으로 2년 새 8배 이상 성장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해외 명품 선글라스들도 편집숍처럼 한데 모아 선글라스를 판매하지만, 젠몬은 따로 매장을 낼 정도”라며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줄을 서서 살 만큼 젠몬의 인기가 어마어마하다”고 설명했다. 

베디베로 제공
◆유행에 맞춰 트렌디함 전면에 내세워

젠몬과 함께 국내 시장을 이끌어가는 베디베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3년 론칭한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이 5배 이상 급성장했다. 베디베로 역시 고급화를 위해 부티크 형태의 면세점 단독 매장을 냈다. 중국 공장 생산 없이 선글라스 테와 렌즈, 케이스 등이 모두 메이드 인 이탈리아, 메이드 인 코리아로만 이뤄졌다는 점도 전면에 내세웠다. 2014년에는 ‘베디 바이 베디베로’라는 베디베로의 서브 브랜드도 내놓았다.

베디베로를 판매하는 세원 ITC의 전소연 상무는 “해외 명품 브랜드와 달리 신상품이 두 달에 한 번씩 나오며 현재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것이 베디베로의 성장에 기여했다”며 “해외, 특히 아시아 시장의 경우 한류가 국내 선글라스 브랜드의 이미지와 판매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브레라 제공
반면 고급화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도 있다. 비비엠과 브레라다. 5∼10년씩 오래 쓰던 선글라스 트렌드가 최근 들어서 급격하게 바뀌는 ‘패스트패션화’가 진행되면서 부담을 느끼는 젊은 층을 위한 전략이다. 다비치안경 체인이 지난 2015년 런칭한 비비엠은 1년새 90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브레라의 경우 중가 선글라스 하나가 15만원을 넘는데, 선글라스 3종 세트를 15만∼16만원에 살 수 있게 했다. 남녀 공용의 기본 선글라스와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 스포츠 선글라스 등을 구성해 ‘패밀리 선글라스’를 내세웠다. 결과는 완판 행진. CJ오쇼핑에서만 3∼6월 판매액이 94억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 공통으로 추천하는 올여름 유행 선글라스는 “테는 둥근 형인데, 위쪽으로 살짝 올라가는 캣츠아이의 다양한 디테일이 더해진, 눈이 보이는 틴트 선글라스, 여기에 그라데이션이 들어가도 괜찮은 선글라스”다. 미러 선글라스는 올해도 유효하긴 하지만, 대세는 아니란다. 선글라스 유행, 참 빠르게 바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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