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3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미세먼지는 직경 지름이 10㎍보다 작은 PM10(미세먼지)과 2.5㎍보다 작은 PM2.5(초미세먼지)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미세먼지는 사람 머리카락 지름의 1/5∼1/7 크기이고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1/20∼1/30에 불과하다. 입자 크기가 작기 때문에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 속에 스며들 위험이 크다.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해 우리 몸을 지키는데 미세먼지는 이러한 작용을 막아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하는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연이은 논의에서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의 정확한 배출원 규명과 통합 컨트롤타워의 마련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현재로서는 몽골 사막화와 중국발 미세먼지 등 국외 요인과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와 공장, 자동차 매연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각 요인의 기여도는 물론이고 간과했던 또 다른 요인은 없는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지난 15일 미세먼지 대토론회 후속 전문가 토론에 참석한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기후대기연구부장은 “그동안 환경부는 공장이나 발전소 등 대형 배출시설 중심으로 배출원을 관리해왔는데 사실 미세먼지는 어디서든 나오는 것”이라며 “숯불구이나 직화구이를 비롯한 요리 매연, 타이어 마모, 각종 흙먼지 등 실생활 속 배출원에 대한 규명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부처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접근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기존의 대기질 관측과 정책은 환경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다양한 미세먼지 배출원을 관리하려면 산업부, 미래부, 외교부 등의 관련 부처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명자 한국과총 회장은 “현재는 연구팀, 사업단이 따로 있고 부처 소관도 달라 각자 별도 예산을 들여 미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통합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체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개선해야 할 과제로는 미세먼지 농도 측정을 국제기준으로 강화하기, 한국형 예보모델 개발, 연소 효율이 좋아질수록 더 작아지는 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파악하기 등이 거론된다.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배귀남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배출원 기여도 산정시스템 확보, 중장기 예측 시스템 개발, 배출량 저감 실증, 취약계층 노출 저감 등을 목표로 전략과제를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미세먼지가 민감한 사회 문제가 되면서 논쟁거리들도 많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퇴출 위기에 놓인 경유차 논란이 대표적. 문제가 될 만한 것은 노후화된 경유차이지 디젤엔진 기술 발전을 거듭해 온 최신 모델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유로6, RDE(배출가스 실도로 측정 방식) 등 까다로운 규제에 맞춰 디젤엔진이 친환경화되면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산업부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경유차 및 디젤연료 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배출량은 오히려 감소 추세이다. 2008년 1만7937t이었던 차량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0년 1만5255t, 2012년 1만2969t에 이어 2013년 1만2103t으로 2008년 대비 33%가량 감축됐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주범이라는 설은 봄에 뿌옇던 하늘이 여름에 맑아지면서 힘을 얻고 있다. 5월부터 남동풍이 불어오면서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넘어오던 미세먼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바람 방향이 바뀌는 여름에 미세먼지가 줄어드는 것은 주 원인이 국외 요인에 있음을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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