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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투데이]'젊은 리더십' 거침없는 질주…또 하나의 선거혁명

입력 : 2017-06-12 18:19:50 수정 : 2017-06-12 23: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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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1차 투표 중도신당 압승 11일(현지시간) 실시된 프랑스 총선 1차투표에서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앙마르슈)가 ‘절대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4월 새 정치를 목표로 앙마르슈를 출범시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많게는 하원 의석의 74.5%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게 됐다는 분석이다. 사회당과 공화당 양당 체제를 수십년간 유지해온 프랑스 정치의 대변혁이 예상된다. 좌·우가 사라지고 중도가 독주하면서 정치 다양성이 실종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북부 르투케에서 총선 1차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를 떠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르투케=AP연합뉴스
◆취임 한 달 만에 총선도 ‘싹쓸이’ 예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 당선 직후 “기성 정치에 대한 심판 열망과 극우 후보에 대한 반감에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총선은 다른 양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공화당과 사회당이 500석 가까이 차지한 상황에서 기성 정치를 배제한 신생 정당이 과반을 얻기도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 뒤 치러진 총선 1차투표에서 앙마르슈는 압승을 예고했다. 현재 하원 의석이 전무한 앙마르슈는 오는 18일 결선투표에서 전체 하원 577석 중 최대 43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초 선출직 경험이 없는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국내외에서 자신감 있고 저돌적인 행보로 이슈를 주도하면서 총선에서도 승기를 잡았다.

취임 직후 유럽연합(EU)의 핵심 파트너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EU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개혁 약속을 끌어냈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G7(주요 7개국) 정상외교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국내에서도 경직된 노동시장 유연화를 제1과제로 내걸고 주요 노동 대표들을 개별 면담해 설득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갔다.

◆트럼프 ‘맞짱’…‘50·50’ 공천 주효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부 장관이던 지난해 4월 앙마르슈 출범을 선포했다. 당시 파리 북쪽 작은 마을 아미엥에 지인과 친지 등 200여명이 모였다. 언론 취재 열기는 고사하고 당을 상징하는 깃발조차 없었다. 4개월 후 공직을 버리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무렵 앙마르슈는 정당의 모습을 갖췄다. 프랑스 언론이 신생 정당의 압승 배경을 40세 대통령에게서 찾는 이유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강한 프랑스’가 허언이 아님을 증명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강대국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나 존재감을 과시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지구의 미래에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난하며, 재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가들이 카타르와 단교하면서 촉발된 걸프지역 긴장 완화를 위해 중재자를 자처했다.

프랑스 국민이 기성 정치에 실망한 상황에서 앙마르슈의 실험적인 공천 전략도 주효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선 직후 “얼굴을 바꾸겠다”며 577개 선거구 절반에 여성을, 나머지 절반에 지역 정치신인을 후보로 내세우겠다고 천명했다.


캉바델리 사회당 대표.
◆“좌·우 사라지고, 중도 독주” 우려도

40세 정치 신인이 대통령이 되더니, 그가 창당한 신당이 총선까지 휩쓸 것으로 예상되자 여당 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정치는 너무 식상하다’고 비판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중도세력을 모아 프랑스 정치지형을 중립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총선으로 좌·우가 사라지고 중도만 독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프랑스 정계를 60여년간 이끌어온 사회당은 존립마저 위태롭다. 사회당 연합은 1차투표에서 9.51% 득표에 그치면서 200석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사회당 대표도 파리 지역구에서 패배가 예상된다. 사회당 중진들은 “좌파 전체의 유례없는 후퇴로 기록될 것이고, 사회당의 심각한 정치적 위기”라고 한탄했다. 정부 보조금 급감으로 사회당 당사 매각도 고려되고 있다.

하원 의석이 반토막날 것으로 예상된 공화당도 비상이다. 프랑수아 바루앵 총선대책본부장은 “한 정당에 권력이 집중돼서는 안 된다”며 18일 결선투표에 참여해 줄 것을 독려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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