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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장 소외된 개미들 “지표활용법도 몰랐구나…”

입력 : 2017-05-28 21:21:56 수정 : 2017-05-28 21: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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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증권 ‘티레이더 아카데미’ 가보니 “코스피도 오르고 아는 사람들이 제법 벌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지만 내가 가진 주식은 도무지 움직이지 않고 빠지고 있으니 속 터져 죽을 지경입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 을지로 유안타증권 본사 건물 3층 강당. ‘갱생(更生) 프로젝트’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티레이더 투자 아카데미’에 참석한 30대 여성 투자자 A씨는 이렇게 하소연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개미군단’ 상당수는 상승장에서도 보유한 주식이 오르기는커녕 손실을 보고 있는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주식 아카데미는 최근 증권사 본점이나 지점 곳곳에서 열리는 각종 투자설명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휴일 오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장년 남녀 40여명이 참석한 이번 아카데미는 주식투자 손실이 잦거나 종목 선정, 매매 타이밍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를 위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개미군단의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난 자리이기도 했다.

지난 27일 을지로 유안타증권 본사에서 열린 주식 투자 아카데미에 참석한 개인투자자들이 종목 선정과 매매 타이밍 등에 관한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코스피는 천정부지로 상승, 개미군단 ‘거꾸로 투자’ 거듭


지난주(22∼26일) 코스피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66.82포인트(2.92%) 오른 2355.30으로 마감했다. 반면 개미군단이 선호하는 코스닥지수는 한 주간 3.56포인트(0.55%) 오른 646.01로 마쳤다. 코스피시장이 지난 26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크게 오른 반면 개미군단이 주도하는 코스닥시장은 코스피 시장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냈다.

이날 아카데미에 참석한 40대 전업주부 B씨는 “이렇게 시장이 좋은데 내가 산 주식은 왜 떨어지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코스닥 종목을 주로 거래하는 그는 시장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에 허덕이는 자신의 잘잘못을 돌이켜보기 위해 주식 투자 아카데미에 참석했다.

이런 개인 투자자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듯 강단에 오른 한 강사는 “초기 투자금 10% 손실나면 11.3%를 만회해야 본전이지만 50%가 손실나면 100%를 만회해야 초기 투자금이 된다”고 손절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영원한 숙제”라며 “연기금 등 기관은 운용상 코스피200종목으로 투자를 국한할 수밖에 없다”며 상승장에서 우량주, 대형주 투자의 수익성도 역설했다.

“여러분은 장기투자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게 하는 게 아니라 사들인 종목이 떨어지다 보니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됐을 것이다.”, “이만큼 떨어졌는데 더 떨어지기야 하겠느냐는 생각으로 주가가 낮은 종목만 찾아다닌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하고 개인이 매도한 지난 26일과 같은 모습이 바로 대한민국 시장이 상승세라는 의미다.” 이날 ‘티레이더 투자 아카데미’에서 쏟아진 개인투자자의 투자행태를 지적하는 발언들이다.

영업이익 증가율 변화, 공매도와 대차잔고 활용법 등을 경청한 한 40대 남성 C씨는 “홈트레이딩 프로그램, 모바일 트레이딩 프로그램에 투자에 중요한 다양한 지표들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활용할지 몰랐다”면서 “돈을 벌겠다고 하면서도 주식 투자에 중요한 지표활용법도 제대로 모르는 내 자신이 반성된다”고 말했다.

◆종목 선정은 영원한 숙제, 증시 조정받으면 매수기회로 삼아야


지난 한 주와 같은 기세라면 코스피 자체만 보면 어떤 종목을 사더라도 오를 것 같게 느껴지지만 막상 주식시장에 뛰어든 이들의 체감현실은 다르다. 외국인과 기관과 달리 투자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개인은 무엇보다도 좋은 종목을 고르는 게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듣보잡’ 종목이지만 주변에서 지인이 단기간에 수백∼수천만원 벌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면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한다.

이날 아카데미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호전되는 종목을 통해 증시의 유망부분과 종목을 파악하고 실적개선주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증가하는 종목을 주시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조언들이 이어졌다. 이는 개미군단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또한 한 강사는 개인투자 목표치임을 전제로 실적발표 주기인 3개월 기준 목표수익률을 10%를 정하고 있다는 설명도 있었지만 특정 종목에 대한 ‘족집게 과외’는 없었다.

증권가에서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메모리얼데이 연휴기간에 들어가면서 금융시장이 사흘간 휴장하는 데다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연방기금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는 점에서 증시의 ‘거침 없는 하이킥’ 추세에 다소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전략:노란색 신호등’이라는 제목의 투자전략 자료에서 “기업이익 증가세를 감안하면 코스피 2500선도 큰 무리는 아니지만 단기적으로는 경계신호가 출현했다”면서 “6월 미국 FOMC 전후 금리 변동성 확대 여부, 중국 채권시장 안정화 시그널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이번 변동성은 아직 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한 투자자들에게는 절호의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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