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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사람들] 자살 부추기는 SNS·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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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21 19:16:57 수정 : 2017-05-22 19: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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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운영자 아니면 동반자살 글 올려도 단속못해
지난해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동반자살 글을 올린 20대 A씨. 금세 “수면제와 차가 있다”, “장소만 빌려 달라”며 5∼6명이 접촉해 왔다. 날짜까지 정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돌렸다. A씨는 “너무나 쉽게 자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SNS를 통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끊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NS와 인터넷 등이 극단적인 선택을 부추기는 온상이 되고 있다. 관련 기관·단체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지만 자살 관련 정보가 홍수를 이루다보니 대응에 한계가 분명하다. 특히 마땅한 제재 근거가 없어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는 게 문제다.

21일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올해 1∼4월 동반자살자 모집, 독극물 판매 등 자살 유해정보는 2000건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2만3000건이 적발됐는데 포털사이트(5091건), 디씨·일베 등 커뮤니티(1만3470건), 트위터(1706건)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였다. 과거 포털의 카페 등에 몰래 개설되던 자살 사이트와 달리 최근에는 버려진 게시판 등 이른바 ‘온라인 폐가’에서 연락을 주고받기도 한다.

트위터의 경우 외국 기업이라 제재하기 어려운 데다 삭제 권한이 개인에게 있어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다. 해당 게시자에게 글 삭제를 ‘부탁’해야만 지울 수 있는 구조다.

경찰도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현행법상 단순히 동반자살 글을 올린 것만으론 단속과 처벌이 어렵기 때문이다. 형법에 자살방조 규제조항이 있지만 독극물 판매나 자살 사이트 운영이 아니라면 자살과 직접 연결되는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 불법 정보 유통을 금지한 정보통신망이용법에 ‘자살’과 관련한 조항을 넣자는 등의 대안이 제시되기도 하지만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올 1분기 317건의 자살유해 정보를 시정했다. 1년 동안 276건을 단속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라고 밝혔지만 현실과는 한참 동떨어진 수치다. 방심위 관계자는 “최소규제의 원칙 탓에 삭제기준을 엄격히 적용했던 것 같다”며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 적극 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부 경찰팀=강구열·박현준·남정훈·박진영·김범수·이창수·배민영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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