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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코리아 퍼스트' vs '아메리카 퍼스트'…대충돌 코스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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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05 20:48:15 수정 : 2017-05-05 20: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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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의 5·9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정책의 중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차기에 진보 정부가 들어서면 대북 유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정책과 정면 충돌할 수 있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주요 언론이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면 한·미 관계는 중대한 시련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기 정부의 ‘코리아 퍼스트’ 와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노선이 마찰음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익 우선주의 vs 트럼피즘


미국 조야는 대체로 한국의 대선에서 야당의 집권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선거전 내내 줄곧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미국에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 조야는 ‘문재인―트럼프’ 조합이 빚어낼 한반도 정책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후보는 ‘국익 우선주의 외교’를 표방하고 있다. 한국의 형편과 이익에 맞춰 외교·안보·통상 정책을 자주적이고, 주도적으로 펼쳐가겠다는 게 국익 외교의 요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노선을 내세워 집권했고, 현재 이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외교와 통상 등 대외 정책 분야에서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햇볕정책 2.0’ vs ‘최고의 압박과 관여’

한국에서 진보 정권이 집권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먼저 대북 정책 방향을 놓고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선제 타격에서부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대북 정책의 스펙트럼을 최대치로 확장했다. 미국은 이를 ‘최고의 압박과 관여’ 정책이라고 부른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정책을 추진하면서 동맹국인 한국과 사전 협의를 거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단순한 수사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임박했다고 판단하면 한국이 반대해도 대북 군사 옵션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정반대로 김 위원장과 담판을 시도한다면 이때에도 북·미 간 최고위급 대화 채널이 가동되는 것이어서 한국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타임스(WT)는 3일 (현지시간)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트럼프 정부가 대북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에 관한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WT는 “북한에 유화적인 문 후보와 글러브를 벗은 맨주먹 접근책을 들고 나온 트럼프 대통령이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4일 “차기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북 강경정책에서 대대적인 기조 변화를 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강경노선을 이어가는 트럼프 정부와 충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Alexander Hunter/The Washington Times
◆한국 대선의 ‘트럼프 변수’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이 부담하라고 청구서를 내밀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또는 폐기를 요구한 것이 한국인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4일 “트럼프에 대한 우려가 한국 대선전에서 이슈로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VOA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의 대북 강경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한국의 대선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문 후보가 그 최대 수혜자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북한의 연쇄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인해 사드 배치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음에도 문 후보는 사드 배치의 국회 동의를 요구하는 등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이 방송이 강조했다. VOA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비용 10억 달러 요구 이후 여론 조사에서 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 간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사드 비용 부담에는 반대하지만 사드 배치 자체에는 찬성하는 모호한 중도주의 노선을 취해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이 방송이 보도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사드 배치에 대한 강력한 지지로 인해 ‘샤이 보수표’가 결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이 방송이 전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론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트럼프에 맞서려는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 진영이 단합할 수 있다고 VOA가 분석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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