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청장은 37년째 동작구민으로 살아온 ‘토박이’다. 그가 보는 동작구는 변화가 다소 느린 곳이다. 이 구청장은 “초등학교 때 뛰어놀던 상도동 골목길이 지금도 그대로”라며 “주거중심지역이다 보니 상업지역 비율이 서울에서 최하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구청장은 동작구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동작구는 서울역·김포공항·강남과 30분 거리에 있고 한강을 끼고 있는 교통의 요지”라며 “지리적 이점을 살려 행정·상업·주거·교육 등을 균형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구청장은 장승배기 행정타운을 구 발전의 시발점으로 삼고 있다. 장승배기 행정타운은 구청과 경찰서, 소방서 등 관내 흩어진 행정기관들을 장승배기역 인근에 모으는 사업으로,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 구청장은 “호화 청사를 짓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낙후한 장승배기역 인근을 개발하고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해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행정 기능이 있던 노량진 일대는 상업 중심지구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 청사를 매각하고 남는 수익금으로 높은 지가 때문에 예산 투입이 어려웠던 사당 권역 등에 주민 편의시설 건설을 검토 중이다.
숙원사업이었던 행정타운 조성을 성사시킨 원동력으로 이 구청장은 2015년 ‘노량진 거리가게 특화거리 조성’의 성공 경험을 꼽았다. 노량진 학원가 주변에 몰려 있던 ‘컵밥’ 노점들을 인근 사육신공원 맞은편 지역으로 이전해 특화거리로 조성하고, 노량진역 주변은 ‘노점 없는 거리’로 만든 사업이다. 이 구청장은 컵밥가게 상인들의 생존권과 철거를 요구하는 주민 사이에서 수차례 ‘노점 정책 토론회’를 열어 중재안을 도출했다. 상인과 시민들의 설문조사도 받았다. 이 구청장은 “임기 초반 컵밥 거리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면서 얻은 주민들의 신뢰가 구정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노량진수산시장 신축 건물 이전 문제에는 “서울시와 수협, 상인들 사이에 얽힌 문제라 구에서 개입할 여지가 크지 않지만 조속한 갈등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인터뷰 내내 ‘미래’를 강조했다. 다음달에는 ‘동작구 종합도시발전계획’에서 동작구의 30년을 그리는 사업을 제시할 예정이다. 노량진 상업지구 개발, 행정타운 조성, 용양봉 전망대 조성 등 동작구의 미래를 위한 사업을 이 계획에 담는다. 이 구청장은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정책으로 만들어 구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볼 때 보람이 생긴다”며 “단기적인 정책에 급급하지 않고 동작구를 위한 ‘30년 대계’를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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