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 시험 한 과목 남았네요. 눈 딱 감고 오늘 하루 학교에서 밤샘을 하려고요.”
오후 11시가 가까운 시간에도 학생들이 열람실 좌석표를 끊기 위해 도서관 로비에서 자동발급기를 이용하는 모습. |
취업난 때문에 일찍부터 학점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대학생들은 시험기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한껏 좋아진 날씨에 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참아야 한다. 도서관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학생들로 가득이다. 송씨의 하루를 쫓아가면 이즈음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보낸 ‘고난(?)의 행군’을 엿볼 수 있다.
경기도 양주에 사는 송씨는 지하철로 통학한다. 아침부터 서둘러보지만 왕복 4시간의 통학은 고역이다.
“운 좋으면 자리에 앉는 거죠. 안 그러면 내리기 전까지 꼬박 서서 가는 수밖에 없어요.”
지하철 안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며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시험 기간에는 학생식당에서 밥 먹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최대한 빨리 식사를 해결하려는 학생들이 몰리면서 학생식당은 장사진을 이루기 때문이다.
밥 먹는 시간을 아껴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많아 시험기간 중 교내 매점의 도시락은 불티나게 팔린다. |
교내 매점에서 일하는 한 근로학생은 “평소에는 냉장고에 캔 음료를 한 수레만 채우면 되는데 시험기간엔 두세 번씩 채워 넣는다”며 “문구류나 컵라면 등도 두 배 이상 나가는 편이다. 손님이 쉴 새 없이 밀려올 땐 정말 ‘헬’(지옥)”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내 매점에서 근무하는 김향미(46)씨도 “특히 문구류가 많이 나간다. 20∼30% 정도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러니 캠퍼스에도 푸드트럭이 등장했다.
시험기간 캠퍼스에 등장한 핫도그 푸드트럭. |
시험기간에 캠퍼스에 등장한 등장한 솜사탕 푸드트럭. 심앤드류선(30)씨는 “마감시간인 자정까지도 꾸준히 학생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
정씨는 “내일 시험을 연속으로 2과목 봐야 한다”며 송씨에게 “다른 애들하고 모여서 핵심 개념 같이 공부하자”고 말했다.
자정 무렵에도 학생들은 도서관 열람실에서 시험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
“요즘은 다들 열심히 하는 분위기예요. 교수님들 말로는 신입생들도 정말 열심히 한다더라구요.”
다시 도서관 열람실로 향하는 송씨의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져 있었다. 새벽 공기에 머리가 조금은 맑아진 모양이었다.
글·사진=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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