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대기질은 ‘숨이 막힐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1㎥당 50㎍ 이상) 이상을 기록한 날이 17일로,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전국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는 86회로, 전년 동기(47회)보다 82.9% 증가했다. 여기에다 5월까지는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중국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태도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측의 미세먼지 문제 제기에 대해 “중국 대기오염이 주변국에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인 전문적 입증절차가 필요하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한·중 양국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는 터라 환경당국이 대응을 머뭇거린다고 한다. 한심한 일이다. 국민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뒷짐 지고 있어선 안 된다. 사드 여파로 중단된 미세먼지 한·중 공동 연구 재개를 위한 외교 노력을 펼쳐야 한다. 차제에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법적 효력이 있는 양국의 환경기구 설치도 추진해야 한다.
우리 정부와 민간 부문의 안일한 인식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육 현장이 대표적 사례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 중인데도 일선 학교에선 강당과 체육관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무방비 상태에서 야외 체육활동을 하곤 한다. 지난해의 경우 16개 시·도교육청 중 5곳은 학생 실외활동이 곤란한 상황에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백 가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정부는 미세먼지 실태부터 제대로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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