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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유승민 '단일화' 놓고 설전…'진흙탕 싸움'

입력 : 2017-04-02 18:53:09 수정 : 2017-04-02 18: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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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 응석 부리는 애” VS “洪, 자격 없는 후보”
5·9 대선에서 보수 적통 자리를 놓고 힘겨루기에 나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연일 범보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단일화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신경전 수위가 도를 넘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홍 후보는 2일 유 후보를 ‘응석 부리는 어린이’에 비유하며 철저한 무시 전략으로 상대했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주재한 선거대책회의에서 “분당의 원인이 없어졌는데 (한국당으로) 돌아오는 것을 주저하고 조건을 내거는 것은 보수우파 진영을 궤멸시키려고 하는 의도밖에 안 된다”며 “어린애도 아니고 응석 부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바른정당과 유 후보를 깎아내렸다. 홍 후보는 “바른정당은 한국당에서 일부 떨어져 나간, 분가한 작은집에 불과하다”며 “결국 이번 선거구도는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유 후보가 대선을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하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 후보가 50억원(선거보조금)을 받고 합당하면 정치적 사망이고, 영원한 제2의 이정희가 된다”는 주장이다. 2012년 대선 당시 선거보조금을 받고 난 뒤 대선일 이틀 전에 사퇴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를 빗댄 말이다. 홍 후보는 전날에도 “이제 (유 후보에게) 대꾸 안 하려고 한다. 저 혼자 떠들게 놔둬야 한다”고 공격하며 유 후보의 심기를 건드렸다.

유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홍 후보를 ‘무자격자’, 한국당을 해체돼야 할 정당이라고 부르며 반격을 시도했다. 유 후보는 이날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한 김진욱 후보 지원유세에서 “한국당은 자격도 없는, 굉장히 부끄러운 후보를 뽑았다”며 “한국당이 빨리 해체돼서 그 후보는 그만두고 바른정당에 올 분은 오는 게 맞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유 후보는 “막말하기로는 제가 홍 후보를 어떻게 당하겠느냐”고 불쾌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두 후보 간 신경전이 가열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당초 구여권 진영은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대선후보 선출 이후에는 보수 세력의 정권재창출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라는 대형 악재의 파고에 둘러싸인 만큼 보수대연합 협상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는 낙관론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샅바싸움이 어느새 인신공격과 흠집내기로 뒤바뀌자,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선과정에서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계속 깊어질 경우 범보수 후보 단일화가 무산되는 것은 물론, 보수 분열사태가 장기화하며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의 저변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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