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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서금회’ 지고 ‘고려대 출신’ 뜬다

입력 : 2017-03-09 20:46:57 수정 : 2017-03-09 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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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위성호 행장 포함 올 선임 CEO 등 6명 고대 출신… “MB정부때 실력 검증돼 약진” / 승승장구하던 ‘서금회’는 퇴장… 홍기택 前회장 검찰 수사까지 올 들어 금융권에서 고려대 출신들이 약진하고 있다.

금융가에서는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주목받았던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시대가 저물고 고려대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 나온다.

올해 새로 선임됐거나 연임된 금융권 주요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고대 출신은 조용병 회장 내정자(법학·신한금융지주)와 위성호 행장(경제학과·신한은행), 임영진 사장(경영학과·신한카드), 김창수 사장(〃·삼성생명), 황록 이사장(〃·신용보증기금), 최종구 행장(무역학과·한국수출입은행) 등 6명에 이른다. 특정 대학 출신들이 잇달아 금융권 CEO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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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출신이 금융권에서 약진을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고대 경영학과 출신의 이명박(MB)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절 금융 CEO로 재직한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대표적인 고대 금융맨이다. 이들은 당시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과 함께 금융권의 ‘4대천왕’으로 불렸다. 이들은 MB의 전폭적인 신임 아래 금융권 현안과 인사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당시 금융권 고대 파워의 동력이 청와대였다면 이번엔 실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조용병 회장 내정자가 조직을 이끈 2016년 당시 당기순이익이 1조94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나 늘었다. 위성호 행장도 신한카드 사장 시절 특유의 디지털 감각으로 모바일 앱카드인 ‘신한FAN’을 그룹을 대표하는 플랫폼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일각에서는 어느 정도 MB정부 시절의 영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능력이 검증돼 그 자리에 올라간 것”이라면서도 “과거 고대가 주목받으며 임원 자리에 올라간 사람들이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단계적으로 자리를 승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MB정부 시절 금융권에 고대 힘이 상당했다”며 “이런 인맥을 통해 자연스럽게 경영능력을 배울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 출신 금융인들이 떠오르면서 서강대 출신인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승승장구했던 ‘서금회’는 황혼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은 최근 퇴임했고,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렸던 홍기택 전 산은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지난해 2월 퇴임했다. 그는 최근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금융권이 정치적 외풍에 약한 이유는 대표적인 규제산업이기 때문이다. 과거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했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발언 그대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는 감독당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정부 입장에선 인사에 개입하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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