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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로즈업]강동원, 사과했지만 의혹 여전…이미지 회복할까

입력 : 2017-03-06 15:54:21 수정 : 2017-03-06 1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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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동원이 친일 외증조부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늦었지만 사과한 데 의의를 두는 반응이 있는 반면 늦은 사과에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강동원은 지난 5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외증조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직접 사과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외증조부의 미담을 들으며 자라왔다. 외할머니가 독립유공자의 자손이셨기 때문에 외증조부에 대한 미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왔다"라며 "2007년 인터뷰한 시점에는 그분의 잘못된 행동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강동원은 "이번 일에 대해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과거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점, 미숙한 대응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 빠른 시간 내 제 입장을 말씀드리지 못한 점, 모두 저의 잘못이라 통감한다"라며 "아울러 미약하게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겠다.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심려 끼쳐 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강동원의 외증조부 이종만(1885~1977)은 친일단체에 몸담으며 위문대에 지원금을 내는 등 친일 활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2009년 친일일명사전에 최종 등재됐다. 강동원은 이런 사실이 담긴 인터넷 게시물에 대해 삭제를 요청하고, 2007년 인터뷰를 통해 "예술이었다"며 외할아버지에 존경을 드러낸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3·1절을 전후해 해당 논란에 불거진 이후 강동원이 직접 입을 열기까지 수일이 필요했다. 직접 사과까지 소요된 시간 동안 강동원을 겨냥한 비난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강동원으로서 신중했을지 모를 시간은 논란의 추이를 지켜본 뒤에야 노선을 정하려 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강동원의 외조모 언급은 네티즌 사이에서 진위 논란을 촉발하는 사족(蛇足)이었다. 사과 과정까지 강동원 측 대응으로 쌓인 불신은 사과문에 담긴 '외할머니가 독립유공자의 자손'이라는 문구마저도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까지 나아갔다. 

강동원의 외조모는 독립운동가 노원필의 손녀이자 이종만의 며느리로 알려졌다. 현재 이종만의 외증조부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강동원이 외증조부의 친일행적을 미담으로 받아들인 인과관계가 '외조모가 독립유공자의 자손'이라는 설명은 논점을 흐리려는 의도라는 오해를 부르기도 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강동원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사실보다 그가 대응 과정에서 보인 실망스런 모습에서 출발했다. 외증조부를 친일파로 규정한 인터넷 게시물을 삭제하려했다는 정황과 과거 외증조부를 존경한다는 인터뷰는 강동원의 역사관에 의문을 품게 했고, 파문이 확산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YG 측이 게시물 삭제와 관련해 개인이 아닌 회사 차원의 대응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강동원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강동원의 사과문에서 확인할 수 없다. 이에 앞서 강동원이 외증조부가 친일인사로 등재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훌륭한 조상'으로만 알고 있다는 사실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네티즌은 강동원이 '진짜 외증조부의 친일 행적을 몰랐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강동원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항쟁을 그린 영화 '1987'에서 이한열 열사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분한 네티즌은 강동원의 하차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친일 역사 지우기 논란이 사과와 해명으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역사물 캐릭터를 맡는 데도 제약이 생겨났다. 

일단 강동원은 직접 사과하며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논란과 관련해 석연찮은 추측만 남은 가운데 강동원은 스캔들 하나 없던 깨끗한 이미지에 큰 흠결이 생겼다. 그의 말대로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각종 석연찮은 물음표를 지워내는 답안이 될 것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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