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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너지·인프라 정책 훈풍… MLP펀드 ‘고공행진’

입력 : 2017-02-27 02:25:49 수정 : 2017-02-27 02: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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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대 ‘인프라 펀드’ 재조명 2015년 한때 마이너스 30%대까지 떨어졌던 마스터합작회사(MLP)펀드가 유가 상승, 미국의 정책 기조 등과 맞물리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MLP펀드는 셰일가스·원유 등을 운송하는 송유관이나 저장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사회간접자본)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유가 하락으로 그동안 인기를 얻지 못했던 인프라 펀드가 재조명받으면서 올해도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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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였던 펀드, 지난해 수익률 40% 육박

26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주요 MLP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40%를 오르내린다.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인프라-재간접) 종류A 펀드(설정액 194억원)는 40.62%,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자(오일가스인프라-파생)(A) 펀드(588억원)는 39.97%다. 최근 6개월 수익률도 각각 13.54%와 10.26%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MLP펀드는 유가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 2014년 출시 초기 2000억원의 자금을 모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가 2015년 말 37달러까지 떨어지면서 경쟁력을 잃은 셰일가스·오일 개발 업체들이 생산 프로젝트를 취소하자 덩달아 수익률도 추락했다. 펀드 수익률은 한때 -35%까지 떨어졌다. 이후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회복됐다. 지난해 국제유가는 연초 대비 4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유가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MLP의 사업모델은 송유관을 통해 오일이나 가스가 많이 운송될수록 수수료를 많이 받는 구조다. 결국 미국의 경기 회복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면 수익도 높아지는 식이다.

장기윤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유가는 작년보다 20∼30% 상승한 배럴당 50∼60달러 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전망”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이행 여부가 올해 유가 변동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올해 유가 평균치를 1분기 52달러, 4분기 58달러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 에너지·인프라 우선 강조

MLP펀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에너지·인프라 정책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America First Energy Plan)을 발표하며 인프라와 에너지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에 묻혀 있는 50조달러(약 5경8800조원) 규모의 셰일석유와 가스를 본격적으로 시추한다. 에너지 개발을 통한 수익은 도로와 학교, 다리 등 사회간접자본(인프라)을 건설하는 데 충당하겠다는 구상이다. 선거 공약이었던 1조달러 인프라 건설 재원을 에너지 개발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미국은 에너지 산업은 너무 오랫동안 무거운 규제에 얽매여 왔다”며 “오펙 카르텔과 국익에 적대적인 나라들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이루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 같은 정책과 맞물려 최근 국제 유가도 회복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23일 연중 최고치인 배럴당 54.4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2월 배럴당 32.15달러에 비하면 69% 뛴 것인데, 향후 상승 여력도 남아 있다. 2014년 6월 해당 유가는 100달러를 넘어갔다. 미국 천연가스조합(INGAA)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3년까지 북미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되는 금액은 최대 6210억달러(약 710조42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미국 에너지 인프라 MLP 시장전망 세미나’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필요한 규제 철폐, 인프라 투자 확대, 미국 내 에너지 생산 확대 등 에너지 우선 정책이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도 MLP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인상은 곧 경기 회복을 뜻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MLP펀드를 위탁 운용하는 미국 쿠싱자산운용의 존 머스그레이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역사적으로 경기가 호전되는 금리 인상기에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늘어 에너지 인프라 분야가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MLP펀드는 아직 국내에서 운용하는 회사가 한화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2곳에 불과하다. 특히 가장 인기가 높은 펀드의 설정액이 500억원대에 불과하고 이 밖에 100억원대 2개, 나머지는 모두 50억원 이하로 설정액이 낮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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