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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김정남 암살 대북확성기 방송 강행

입력 : 2017-02-21 16:33:59 수정 : 2017-02-21 16: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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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21일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대북확성기를 통해 북한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의 종류와 배후 등 말레이시아 경찰의 공식 수사결과 발표가 나오기 전에 김정은이 지시했다는 상식적인 판단만 가지고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행에 옮겨 적잖은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군 소식통은 21일 “김정남 피살 소식을 담은 대북확성기 방송이 이날 오전 최전방 일대에서 시작됐다”면서 “군 자체 평가와 분석은 제외한 채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자들에게 피살됐다는 등의 객관적 사실관계를 다룬 방송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정례브리핑에서 대북확성기 방송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적절한 시기에 작전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군사작전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심리전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설명 드리기가 제한된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확성기 방송 강행에 따른 부담 등으로 방송 사실을 숨긴 것이다.

군의 대북확성기 방송의 강행 배경에는 전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행위이자 테러 행위”라며 대북압박에 전방위 공세를 예고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같은날 국회 국방위원회 비공개 보고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북한 김정은 체제의 대안세력을 사전에 제거하고, 국제사회에 김정은 정권교체 시도를 미리 차단한다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군 당국은 군사분계선(MDL)에서 가까운 지역의 북한 주민과 북한 군부대를 대상으로 방송에 나온 뉴스를 위주로 확성기를 틀다가 공식 수사결과 발표가 나오면 김정은의 잔혹성과 포악성을 알리는 자체 분석 및 해설 방송도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식 수사결과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김정은이 지시했다는 상식적인 판단만 가지고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행에 옮겨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군이 북풍에 앞장선다는 잘못된 인식과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지난번 대선때 국정원과 국방부 사이버사령부가 박근혜 대통령 선거 지원을 위한 사이버상 여론몰이(대선 댓글 사건)를 했다가 곤욕을 치른 전례를 감안하면 다소 섣부른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군 당국은 등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 결과가 공식 확인되면 대북확성기 방송을 검토하겠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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