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민희(35·아랫사진 오른쪽)가 홍상수(57) 감독과 불륜설이 불거진 뒤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함께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한 두 사람은 기자회견과 레드카펫 행사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홍 감독이 김민희 등과 호흡을 맞춘 신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올랐다.
둘은 레드카펫 포토콜(사진 촬영)과 기자회견에서 상대 허리를 감싸 안고, 손을 잡는 듯 스스럼없는 애정 표현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나와 김민희는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불륜설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나온 '가깝다'라는 표현은 두 사람 간 애정의 거리를 정의한 언급으로 받아들여졌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여배우가 유부남과 불륜으로 괴로워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로, 두 사람의 스캔들을 떠올리게 하는 줄거리로 이목을 끌었다. 더구나 김민희는 주인공인 배우 '영희'역으로 출연했다.

홍 감독의 신작을 접한 영화계 반응은 둘을 부도덕한 스캔들의 당사자로 바라보는 시선과 차이를 두고 있다. 외신들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내용이 불륜설에 휩싸인 두 사람의 사생활과 흡사한 점을 조명하면서 예술적 가치를 높이 부여했다.
영화 전문매체 버라이어티와 스크린아나키는 "홍상수의 영화를 도덕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하든 예술성을 부인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둘의 대범한 애정 표현을 바라보는 국내와 해외의 온도 차도 뚜렷하다. 작품과 사생활을 별개로 여기는 외국 정서와 달리 국내에서는 '예술이라는 명목 아래 불륜을 포장한다'는 비판과 함께 거부감도 드세다. 물론 이런 간극은 국내와 해외라는 공간적인 차이에서 비롯됐다기보다 감독과 배우의 사생활을 작품과 결부 짓는 데 대한 평단과 대중의 인식 차를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평단이 오직 작품으로 평가했다면, 대중은 사생활이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관점에서 이번 작품에 대해 분노를 쏟아낸 것으로 분석된다.
불륜설 후 두문불출했던 두 사람은 8개월 만에 나타난 공식석상에서 당당한 애정 표현으로 스캔들에 대한 세간의 시선에 '응답'했다. 공식석상의 무대가 비교적 스캔들에 관대한 해외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불륜설에 쏠리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조심스러운 몸가짐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해외 영화제에서 둘 만의 행복을 만끽한 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행보를 펼지 관심을 모은다. 두 사람은 대중의 손가락질을 무시한 채 꿋꿋하게 '그들만이 사는 세상'을 살아갈까.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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