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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벌어야…은퇴하기 어려운 대한민국

입력 : 2017-02-17 05:00:00 수정 : 2017-02-16 12: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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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50대 이상 취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1000만 시대' 도래는 고령화와 기대수명의 증가에 따른 현상인데, 은퇴시기를 늦추거나 은퇴 후 재취업에 나선 중년·고령층이 늘어난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지속적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를 제대로 꾸려 나가기 어려운 대한민국 중·노년층의 현주소는 이렇게 팍팍하기만 합니다.
기대수명은 길어졌지만, 상당수 노년층은 모아둔 재산이 적어 경제문제 걱정 없는 노후생활을 누리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경제활동에 한창일 시기에는 자녀의 교육비다, 결혼비용이다 해 제대로 저축할 수 없었던 이들은 업친 데 덮친 격으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제도의 전폭적인 지원도 바라기 힘든 형편입니다. 자녀들의 부양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고령층 일자리의 상당수가 경비·청소업종 등 저임금에다 질이 떨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비정규직 확대 등으로 노동시장의 구조가 보다 유연해진 변화상이 50대 취업자의 비중이 확대된 배경으로 꼽히지만, 노후생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고령층이 대부분이라 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50대 이상 취업자가 1000만명을 돌파해 전체 대비 비중도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거나, 은퇴시기가 지나고도 노후 준비를 위해 일터를 떠나지 못하는 중년·고령층이 늘어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50대 이상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7만2000명 늘어난 1008만1000명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50대 이상 취업자가 1000만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작년 3분기에도 50대 이상 취업자는 32만5000명 증가한 1021만1000명으로 1000만 시대를 이어갔다.

50대 이상 취업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양상을 띠고 있다. 10여년 전인 2006년 2분기만 해도 649만4000명, 3분기 649만3000명이었으나 2008년 2분기(709만2000명) 들어 분기 기준으로 700만명을 돌파했다. 2011년 2분기(818만3000명)엔 80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섰했다. 2013년 2분기에는 910만3000명으로 900만명을 넘어서더니 3년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50대 이상 취업자 1000만명 돌파…전체 취업자 대비 40% 수준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50대 취업자는 2006년 3분기 388만9000명에서 지난해 3분기 612만6000명으로 223만7000명(57.5%) 늘었고, 같은 기간 60대 이상은 260만4000명에서 408만5000명으로 148만1000명(56.9%) 늘었다.

중노년층의 취업자 증가 속도가 빠르다 보니 전체 대비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전체 취업자에서 50대 이상은 작년 3분기 38.5%를 차지했다. 10년 전인 2006년 3분기(27.9%)보다 10%포인트 넘게 확대됐다.

이처럼 50대 이상 취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까닭은 무엇일까.

먼저 해당 연령대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후 형성된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도 이 연령대에 해당한다.

지난해 9월 기준 50대 인구는 820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11만3000명, 60세 이상은 996만9000명으로 47만5000명 각각 늘었다. 인구가 줄어든 30대(8만8000명), 40대(5만6000명)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고령화, 기대수명 길어져…노후대비 위해 일터 못 떠나

고령화로 기대수명이 길어진 중년·고령층이 노후대비를 위해 일터를 떠나지 못한 탓도 있다.

2013년 하반기부터 2014년 상반기 전체 취업자 수가 급증했는데, 당시 증가를 이끈 연령대가 고령층이었다. 은퇴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베이비부머들이 50대에 접어들어서도 노동시장에 잔류하게 된 것이다.

중년·고령층에서는 은퇴 후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는 이들이 많은 만큼 취업이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한국노동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노후 생계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부족했던 현재 대부분의 고령층은 자발적이든, 생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든 질 낮은 일자리라도 얻어 노동시장에 머무르고자 한다"며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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