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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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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11 23:11:26 수정 : 2017-02-11 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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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졌다. 올해 가장 큰 규모의 촛불, 태극기 집회가 열린 11일 야권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 인용을 촉구한 반면 새누리당 주자들은 태극기를 들고 탄핵 반대를 외쳤다. 탄핵안 통과에 앞장섰던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안철수 전 대표는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 두번째부터)와 이재명 성남시장, 우상호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촛불집회에 참석,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광화문서 다시 촛불 든 文…“朴 특검 수사 거부 용납할 수 없어”

선두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다시 '촛불'을 들고 당원, 의원들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 섰다. 박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지연을 도모하며 일각에서 탄핵기각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정국의 동력을 살려 나가는데 전력 투구하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는 촛불집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조속한 탄핵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이 다시 광화문에 모였다”며 “조속한 탄핵을 바라는 많은 국민의 염원들, 간절한 마음을 헌재가 잘 받들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또 “박 대통령이 검찰수사 거부에 이어 특검 수사까지 거부하고 나선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가 지도자로서 있을 수 없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에는 여권의 텃밭인 TK(대구·경북)의 심장부인 대구로 내려가 ‘탄핵투쟁’을 외쳤다.

◆광주에서 촛불 든 안희정, 손학규…촛불 살려 지지율 회복 노리는 이재명

안희정 충남지사가 11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 열린 시국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상승세를 굳히기 위해 야권 텃밭인 호남을 공략하는 1박 2일 일정을 시작하며 광주 금남로에서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안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대한민국의 개혁을 요구하는 민심에 모든 여야 정치인들이 따르고 그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촛불광장에서 시민들의 개혁을 향한 그 목소리에 늘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남로 촛불집회에는 국민의당과 통합을 결정한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도 참석했다.

탄핵 정국에서 지지율이 급등했다가 현재 답보 상태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광화문 촛불 집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헌재가 국민 뜻을 저버리고 기각하면 민주공화국 가치를 지키기 위해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고라도 헌재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전 대표가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려도 승복하겠다고 발언한데 대해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전에는 (문 전 대표가) 탄핵안이 기각되면 혁명 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와서 기각돼도 받아들이겠다 이런 식으로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촛불 민심을 다시 살려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하고,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치인 집회 참석 비판한 안철수, 바른정당…새누리 주자들은 태극기 집회로

탄핵안 통과에 목소리를 높였던 국민의당 안 전 대표는 이날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저는 일관되게 헌재 안에서 공정하고 신속하게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정치인은 시민께서 권한을 위임해준 만큼 제도권 안에서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광장은 시민의 것”이라며 “지난 12월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한 이후 촛불집회 참여보다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이같은 입장을 ‘평소 소신’이라고 설명했으나, 안 전 대표가 다른 야권주자들과 달리 중도, 보수층을 공략하는 우향우 전략을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른정당 역시 정치인들의 집회 참석을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은 대한민국 법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엄중한 과정이며, 그 어떤 세력도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본분을 망각하고 국회가 아닌 광장으로 나가 한쪽은 탄핵반대를 다른 한쪽은 탄핵찬성을 이유로 국민을 선동하고 헌재를 협박하고 있다. 정치권의 헌법재판소 흔들기가 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극기 집회 참석한 김문수 비상대책위원. 연합뉴스
새누리당 대권 주자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 김 비대위원은 청계광장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박 대통령을 “죄 없는 사람”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런 사람을 탄핵한 국회를 탄핵하고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을 탄핵할 게 아니라 편파적인 정치 특검을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중구 대한문 앞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헌재가 역사 앞에서 후회가 없는 당당한 결정을 해주길 바란다”며 “태극기집회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애국의 열정이 자연스럽게 거대한 힘으로 뭉친 집회”라고 말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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