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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트럼프의 '충격과 공포' 정치, '샤이 트럼프'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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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05 11:29:00 수정 : 2017-02-05 1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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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주간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 미국인 53%가 ‘반감’을 표시해 낙제점을 받았다. CNN-ORG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직무수행에 ‘호감’을 표시한 응답자는 44%에 그쳤다. 그러나 트럼프의 인기는 이 같은 여론 조사보다 실제로 훨씬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숨은 지지자인 ‘샤이 트럼프’ 세력이 여론 조사 결과에 잡히지 않은 채 여전히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줄곧 밀렸다. 트럼프가 공화당 전당대회 등을 전후해 잠깐 힐러리보다 앞서기도 했지만 여론조사의 큰 흐름으로 보면 트럼프가 항상 뒤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막상 투표함을 열자 투표 결과는 달랐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던 샤이 트럼프 유권자가 투표장에 쏟아져 나왔고, 트럼프가 파죽지세로 백악관을 점령했다.

트럼프가 취임 2주일 만에 이란, 이라크 등 무슬림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반 이민 행정명령’ 발령 등으로 미국과 세계를 뒤흔들었다. 미국 안팎에서 트럼프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혹독한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로 CBS방송이 1, 2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40%에 그쳤다. 이는 역대 대통령 중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역대 대통령의 임기 초반 직무수행 평가를 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76%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존 F. 케네디 72%,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68%, 지미 카터 66%, 리처드 닉슨·빌 클린턴 59%, 조지 W. 부시 58%, 조지 H.W 부시 57%, 로널드 레이건 51% 등의 순이다. CNN―ORG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할 때에도 트럼프의 직무 수행 지지율 44%는 레이건 전 대통령보다도 7%포인트 떨어진다. 특히 레이건 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반대가 13%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53%를 기록했다. 

트럼프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찬성이 47%, 반대가 53%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수적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 리포트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유권자 57%가 반 이민 행정명령에 찬성했고, 33%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스무센 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54%에 달했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조사 기관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로 여론조사 방법이 꼽히고 있다. CNN―ORG는 전통적인 여론 조사 방법인 전화 여론 조사 기법을 사용했다. 라스무센은 전화 자동 응답기를 사용해 조사 대상자가 조사 요원과 직접 대화를 하지 않도록 했다. 여론조사에 응하는 미국인이 전화로 조사 요원과 직접 통화하게 되면 트럼프 지지 사실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고 폴리티코가 분석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맥크로린은 지난 대통령 선거전에서 이와 똑같은 현상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등으로 조사를 하면 조사 요원이 유권자를 직접 상대하지 않기 때문에 응답자가 훨씬 더 솔직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고 맥크로린이 말했다.

미국 정치에서는 단순히 유권자로 등재돼 있는 ‘등록 유권자’보다 실제로 투표장에 가서 한 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는 ‘투표 예상자’가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CNN―ORG는 미국의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이다. 폴리티코는 투표 예상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면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더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가 인터넷을 이용해 지난달 26∼28일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49%를 기록했다. 미국의 최근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갤럽, CBS, CNN―ORG 등의 전통적인 전화 여론 조사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이 인터넷으로 조사를 했을 때에 트럼프 지지율이 확실히 더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최근 실시한 전화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의 평균 지지율은 41%, 반대 비율은 49%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인터넷이나 자동 응답기를 이용한 조사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평균 지지율이 48%, 반대 비율이 46%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전광석화처럼 자신의 정치적 아젠다를 밀어붙이는 것도 이런 ‘샤이 트럼프’ 국민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탄핵을 뒤엎을 반전 드라마를 꿈꾸는 것도 ‘샤이 박근혜’ 국민이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여론조사 추이 (자료: 폴리티코)

▲CBS △기간 2월 1∼2일 △전화 여론 조사 △지지율 40%

▲CNN/ORC △기간 1월 31∼2월 2일 △전화 여론 조사 △지지율 44%

▲갤럽 △기간 1월 31∼2월 2일 △전화 여론 조사 △지지율 43%

▲라스무센 △기간 1월 31∼ 2월 2일 △전화 자동 응답기 △지지율 54%

▲퍼브릭 폴리시 폴링(PPP) △기간 1월 30∼1월 31일 △전화 자동 응답기 △지지율 47%

▲이코노미스트 △기간 1월 28∼1월 31일 △인터넷 조사 △지지율 43%

▲서베이몽키 △기간 1월 26∼1월 30일 △인터넷 조사 △지지율 48%

▲폴리티코 △기간 1월 26∼1월 28일 △인터넷 조사 △지지율 40%

▲퀴니피액 대학 △기간 1월 20∼1월 25일 △전화 여론 조사 △지지율 36%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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