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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단체는 왜 성조기를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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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04 21:22:12 수정 : 2017-02-04 21: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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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성향의 단체들의 설 연휴 후 첫 집회에서 대형 성조기가 등장했다. 친박단체들은 우방국가인 미국에 대한 고마움으로 성조기를 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상당수의 시민은 ‘뜬금없다’는 반응이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주최 ‘제11차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대형 성조기를 펼친 채 탄핵 반대 구호를 외쳤다.

대형 성조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날 태극기 집회 참가자 대부분은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태극기 또는 성조기를 흔들었다. 아예 양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열성적으로 흔드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또 이들은 행진할 당시 선두에서 성조기를 앞장 세웠다. 

성조기를 든 이유에 대해 이모(69)씨는 “지난 집회때는 태극기만 들었지만 오늘부터는 성조기도 함께 들었다”며 “어려울 때 미국이 도와줘서 북한으로부터 안전해졌듯이 지금 종북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이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행진 대열 가장 앞에서 대형 성조기를 흔들었던 김모(65)씨는 “미국은 한국전쟁 때 피 흘려가면서 우리를 지켜준 ‘아내’이자 고마운 나라”라며 “미국 덕분에 전쟁없이 잘 살았지만 지금 한국전쟁 때 못지 않은 위기 속에서 우리의 뜻을 아내인 미국에게 알리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석한 박모(29)씨 역시 “반미감정이 있어서 안된다고 생각에 성조기를 샀다”며 “한미동맹으로 우리 안보가 튼튼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성조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친박단체 사이에서 성조기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일 서울광장에 탄기국이 허가없이 설치한 텐트 주변에는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또한 3일 탄기국 회원들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 시도를 반대하는 집회에서도 어김없이 성조기를 들었고, 앞서 1일 서울 국회 앞에서도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성조기를 들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형 성조기와 태극기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손에 들 수 있는 성조기를 보통 50개씩 구하는데 태극기 집회현장에 가면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팔린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서 성조기가 등장하는 것에 대해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뜬금 없다는 입장이다. 김모(30)씨는 “우방을 떠나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왜 다른 나라인 미국으로부터 도움을 바라는 지 이해가 전혀 되지 않는다”며 “사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외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주권포기 선언과 무엇이 다르냐”며 지적했다.

자영업을 하는 박모(62)씨도 “가만히 있는 미국을 왜 연결하는지 모르겠다. 미국의 속국이 되고 싶어서인가”라며 “심지어 호주 깃발도 있던데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 세계 깃발 모두 꺼내들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김범수·이창훈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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