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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무관심 때문에…곰팡이 가득한 집에서 사망한 13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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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4 10:45:10 수정 : 2017-01-24 23: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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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13살 소녀가 곰팡이와 진드기 등이 득시글한 집에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사건을 조사한 보건당국이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살렸을 수도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놔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호주 데일리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에 따르면 2014년 4월 뉴사우스웨일스주 일라와라의 한 가정집에서 13살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집안은 주거 환경으로는 최악이었다. 여기저기 곰팡이가 피었고, 쓰레기 악취와 흩날리는 먼지가 가득했다. 소녀의 사인은 천식 발작이었는데, 가련하게도 몇 년 전 같은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곰팡이와 먼지 등 천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개선되지 않은 주거 환경이 소녀의 목숨을 앗아간 셈이다.

 

13세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일라와라의 한 가정집 내 욕실 천장이 곰팡이로 덮여있다.


소녀는 일찍이 보건당국에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으나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소녀의 2살 때부터 추적 조사를 해온 당국이 19건이나 관련 보고서를 만들었는데도, 실질적인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이다.

소녀의 부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 아버지는 딸이 죽기 전날 술집에서 돌아온 뒤 “호흡 보조기를 구해달라”는 소녀의 말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오히려 끼고 있던 보청기를 빼놓고는 곧바로 잠들었다.

결국 소녀는 다음날 쓰레기와 먼지 등으로 가득한 방에서 생을 마치고 말았다.

 
13세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일라와라의 한 가정집 벽에 뚫린 구멍. 정확한 발생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낙후된 환경 때문으로 보인다.


“위생은 엉망이고, 소녀는 매일 똑같은 옷만 입고 있었다. 냄새는 끔찍했고, 생리를 한 탓에 옷 곳곳에서는 핏자국도 발견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호주판이 보건당국의 소녀 관찰 보고서에서 소개한 일부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3년 집을 다녀간 보건당국 관계자가 작성했다.

의료진은 소녀 시신을 부검한 뒤 조금만 더 병원에 일찍 왔다면 살 수도 있었다고 데일리메일에 밝혔다.

한편 소녀의 부모가 처벌을 받을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호주 데일리텔레그래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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