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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부지' 이호준, 은퇴 순간에도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입력 : 2017-01-17 11:22:43 수정 : 2017-01-17 11: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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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아들에게 끝까지 최선 다하는 아버지 모습 보이겠다"
NC 다이노스 베테랑 타자 이호준(41)은 '호부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13년 1군에 처음 들어온 신생팀 NC에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며 선수단의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호준은 프로야구 선수 24년 차를 맞는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기로 했다.

이호준은 16일 창원 마산구장과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NC의 2017년 신년회에서 이런 결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후배 선수들도 이 소식을 이날 처음 들었다. 30대 베테랑 선수들 정도가 아니고서야 어린 후배들은 이호준에게 은퇴를 결심하셨느냐는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호준은 선수단의 거목 같은 존재다.

이호준도 "야구를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하는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정신이 번쩍 뜨였다"며 "어린 친구들에게 많이 배웠고, 그래서 나도 내가 배운 좋은 것들을 그들에게 심어주려고 노력했다"며 후배들에게 고마워했다.

이호준은 선수들의 상징적인 아버지 역할뿐 아니라 실제 아버지로서도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이 역시 이호준이 성공한 베테랑 타자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호준은 마산구장에서 기자들에게 은퇴를 선언하면서 유난히 아들 이야기를 많이 꺼냈다.

이호준의 큰아들인 이동훈 군도 중학교 야구부에서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이호준은 은퇴를 1년 앞두고 지난 선수생활을 돌아보면서 동훈 군이 태어난 2001년 즈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SK 와이번스에서 1군으로 도약하는 과정에 있던 시간이다. 이호준은 "첫 아이가 막 태어났을 때 그야말로 분윳값을 위해서 뛰었다. 천 기저귀를 빨면서 이런 것도 못 해준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이 때문에 이호준은 '1군 자리를 차지해야겠다'는 목표를 잡았고, 가장 치열하고 절실하게 노력했다. 이호준은 "포지션 경쟁자가 100개를 치면 나는 200개를 쳤다"며 "그 고비를 못 넘겼다면 이 자리에 오지 못했다. 야구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그때였다"고 돌아봤다.

이호준은 아들이 자신의 경기를 보러 오면 더욱 힘을 냈다. 지난해 6월 17일에도 수원 케이티 위즈와 경기할 때도 야구부원들과 함께 경기를 보러온 아들 앞에서 결승 3점포를 때리기도 했다.

이호준은 은퇴를 발표할 때도 아들을 걱정했다.

그는 "큰아들이 제일 서운해할 것 같다"며 "어제 아들에게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원래 무뚝뚝한 성격인데 고개만 끄덕거리더라"라고 말했다.

이호준은 아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은퇴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아들이 야구를 하니까 더더욱 아들에게 열심히 하는 모습, 아버지가 최선을 다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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