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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명물 '할리우드' 간판의 40년 수난사

입력 : 2017-01-02 11:31:36 수정 : 2017-01-02 11: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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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명물인 할리우드(HOLLY WOOD)가 2017년 새해 첫 날 할리위드(HOLLY WeeD)로 바뀌었다가 수시간 만에 복구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1일(현지시간) KABC-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LA 경찰은 누군가가 캘리포니아주가 올해부터 합법화한 대마초(weed) 흡연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이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할리우드’ 입간판이 다른 문구로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치적 또는 상업적 목적, 심지어 다른 스포츠팀을 ‘디스’하려는 목적으로 많은 이들이 LA 시민 모두가 볼 수 있는 ‘할리우드’ 간판을 노렸다. 1970년대 문화파괴자나 장난꾼들에 의해 ‘할리우드’는 이번 ‘할리위드’나 ‘홀리우드(HOLYWOOD)’ 와 같이 다른 문구로 많이 바뀌었다. 1992년 영화사 파라마운트가 만화영화 홍보를 위해 ‘WOOD’ 위에 캐릭터를 세운 것을 끝으로 합법적인 변경은 허용되지 않았다.

문자 하나가 13.7m인 ‘할리우드’ 간판은 한 부동산 회사가 LA 북부에 조성한 거주단지를 홍보하기 위해 1923년 ‘할리우드랜드’(HOLLYWOOD LAND)라고 적힌 광고판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할리우드 상공회의소가 1945년 이 간판 소유권을 가지면서 뒤의 ‘랜드’(LAND)를 없앴다.


‘할리위드’는 1970년대부터 인기를 끈 대표적인 대체 문구였다. 1976년 1월1일 당시 대학생이었던 대니엘 파인굿은 주 당국의 대마 완화 정책을 축하하는 의미로 ‘할리우드’의 대문자 ‘OO’를 소문자 ‘ee’로 바꿨다. 파인굿의 부인은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인굿과 친구들이 언덕에 올라가 돌과 밧줄을 이용해 ‘HOLLY WeeD’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파인굿은 이후에도 ‘할리우드’를 부활절을 기념해 ‘홀리우드’(HOLYWOOD·1976), 이란-콘트라 사건 주역인 올리버 노스 중령 이름을 본 뜬 ‘올리우드’(OLLYWOOD·1987), 미국의 걸프전을 비판하는 ‘석유전쟁’(OIL WAR·1990) 등으로 바꿨다. 그의 반달리즘(문화예술 및 공공 시설 파괴·훼손 행위)은 많은 이에게 영감과 자극을 줬다. 미국 뉴올리언즈 출신의 한 록밴드는 1985년 밴드 이름 ‘RAFFEYSOD’로 바꾸었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미국을 방문한 1987년 9월에는 또 다시 ‘HOLY WOOD’가 등장했다. 


지역 명문대인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도 1987년과 2003년 등장한 바 있고 걸프전이 한창일 때는 ‘해군 입대’(GO NAVY·1991)라는 입간판이 들어선 적도 있다. 간판이 서 있던 일대가 개발될 위기에 처하자 ‘정상을 지키자’(SAVE THE PEAK·2010)는 문구가 등장하기도 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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