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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사법시험은 공정한 사회의 상징" 광장에 등장한 '법전(法典)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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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31 17:23:23 수정 : 2016-12-31 18: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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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은 공정한 사회의 상징"

“촛불민심은 공정사회에 대한 외침입니다. 사법시험도 마찬가지입니다.”

‘10차 촛불집회’가 열린 31일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법전(法典)탑’이 세워졌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고시생모임)’ 회원 20여명은 이날 광장 한 가운데에 수백권의 법전을 쌓아 탑을 만들고 ‘희망’이란 단어를 꼭대기에 붙였다. 지난해 7월 만들어진 고시생모임은 이날 촛불집회를 찾아 정부의 사법시험 폐지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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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째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이종배(39)씨는 “정부는 마치 로스쿨이 다양한 전문성과 고시낭인을 해결하는 방법처럼 말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높은 등록금과 나이제한, 학벌과 같은 진입장벽 등 불공정이 밑바탕에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촛불집회가 박 대통령 탄핵에 맞춰져 있지만 결국 공정한 사회에 대한 염원으로 볼 수 있다”며 호소했다.

이날 광장에 모인 고시생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시는 집안 배경과 상관없이 누구든 실력만 있으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공정사회의 상징과도 같은 제도”라며 “하지만 대선주자 대부분이 무책임하게도 아직까지 사시 존폐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로스쿨을 ‘현대판 음서제’라고 지적하며 “국가를 책임지는 지도자가 되려면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을 선택·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야 모든 대선주자들은 현대판 음서제인 로스쿨 제도에 대한 찬반 여부를 명확히 밝혀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1년 반 동안 고시공부에 매달린 30대 이모(여)씨도 “법조인이 되고 싶어 직장을 그만두고 사시에 뛰어들었다”면서 “남들은 없어질 시험에 왜 뛰어드느냐고 말했지만 이것밖에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채점표 유출 등 로스쿨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신분세탁 수단이다. 사시는 58회에 이르기까지 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내년 말 폐지가 예정된 사시를 둘러싸고 ‘존치’와 ‘폐지’를 주장하는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법무부가 사시 폐지를 4년간 유예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고시생들은 헌법상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내세우며 사시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그러나 지난 9월 변호사시험법 조항에 대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심판 청구 대상 조항은 다르지만 헌재는 앞서 2012년 4월24일에도 변호사시험법 제5조 제1항 등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에 관한 위헌심판에서 기각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963년부터 54년간 존치해온 사시는 예정대로 오는 2017년 12월31일 폐지된다.

글·사진=이창수·안승진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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