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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형제가 '자매' 되어 13년 만에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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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24 13:45:16 수정 : 2016-12-24 13: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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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헤어진 말레이시아의 형제가 13년 만에 만났다. 그것도 ‘자매’가 되어서 말이다.

2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키니 등 외신들에 따르면 니샤 아유브(37)는 여섯 살 때 당시 세 살이던 동생과 떨어져 살게 됐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려워진 가정 형편 때문이다.

동생 없이 살아오는 동안 니샤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성전환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어렸을 적 자기를 고민하게 했던 성정체성을 다시 생각한 그는 여성으로서의 인생을 살게 됐다.

하지만 동생이 그런 자기를 이해해줄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형이었던 자신을 누나로 동생이 불러줄지 자신이 없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 하나 벌어졌다.

니샤의 동생 샤랄리안트라도 여자가 되고 만 것이다. 그는 육체적 성별과 무관하게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형제였던 두 사람은 자매가 되어 13년 만에 재회했다.

니샤는 “동생도 나를 만나기 전에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며 “우리는 서로가 트렌스젠더 여성이라는 것을 알고 너무 놀랐으면서도 동시에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동생의 성정체성 혼란은 양육 환경과 상관없이 유전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니샤는 “트렌스젠더는 원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되고자 꿈꾸는 것도 아니다”라며 “다만 그렇게 태어나는 거다”라고 말했다.

트렌스젠더 권리 운동가인 니샤는 그동안 말레이시아 내에서 성전환수술 받은 이들의 권익 운동을 주도해왔다.

니샤는 여성 복장을 한 무슬림 남성에게 최고 1년의 실형을 선고해 온 이슬람 법체계 ‘샤리아’는 옳지 않다며 끈질긴 법정투쟁을 벌인 끝에 지난 2014년 해당 법안의 위헌 결정을 끌어내기도 했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다.

미국 국무부는 니샤의 용기를 높게 평가해 그에게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을 올해 초 수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말레이시아키니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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