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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악당·미스터리… 추리소설만의 매력 해부

입력 : 2016-12-16 21:25:12 수정 : 2016-12-16 21: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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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규 지음/눌민/1만8000원
미스터리는 풀렸다!/박광규 지음/눌민/1만8000원


추리소설의 핵심이 범죄라는 관점에서 보면 악당은 탐정 못지않은 비중을 가지는 인물이다. 악당, 그리고 그가 저지른 범죄를 얼마나 그럴듯하게 그려내는지는 추리소설 성공의 관건이 된다. 유명한 탐정과 달리 악당의 이름을 기억하는 독자들은 많지 않지만, 명악역으로 회자되는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셜록 홈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수많은 악당 중 가장 유명한 이는 모리어티 교수일 것이다. 그는 “범죄의 나폴레옹이며 런던이라는 대도시의 나쁜 짓 절반, 미궁에 빠진 사건 거의 전부에 관련된 인물”이다. 모리어티의 출중한 명성은 후대의 작가에게 영향을 주어 존 가드너는 ‘모리어티의 귀환’ ‘모리어티의 복수’ ‘모리어티’ 3부작을 통해 70여 년 만에 희대의 악당을 되살렸다. 아르센 뤼팽도 못지않다. 배짱 좋고 머리까지 뛰어난 이 세기의 도둑은 범죄 예고를 즐긴다.

가장 소름끼치는 악당은 식인 연쇄살인범이 아닐까. 해니벌 렉터가 독보적이다. 토머스 해리스의 ‘레드 드래건’에서 조연으로 창조된 그는 ‘양들의 침묵’에서 한 단계 격상되더니 최근에는 TV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설 중에는 김내성의 단편 ‘무마’(霧魔)에 “사랑하는 아내의 붓끝 같은 손가락을 눈물을 흘리면서 뜯어먹는 사나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천진난만한 얼굴의 작은 악마들도 있다. 불편하기 짝이 없을 수도 있지만 악당을 아이로 설정하는 것이다. 윌리엄 마치의 ‘배드 시드’에 등장하는 소녀 로다는 “사악하기로는 추리소설 전반 남녀노소를 통틀어도 상위권에 속할 만한 인물”이다. 불과 여덟 살인 로다는 욕망에 따라 그대로 행동하는 무서운 본능을 갖고 있다.

추리소설의 장르적 특징과 그것을 즐기는 방법을 코난 도일에서 미야베 미유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가와 작품에서 여러 사례를 뽑아 소개하는 책이다. 무명작가가 여러 번 퇴짜를 맞은 끝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사연, 소설 속 탐정의 가정생활이나 식성, 취미, 탐정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다섯 가지 조건, 표절과 오마주의 사이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추리소설 장르의 힘과 재미도 느끼고, 작가들에 대한 정보들도 얻을 수 있다. 추리소설를 어느 정도 읽은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한 가이드북으로, 관심만 있을 뿐 읽은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다면 추리소설 소개서로 적합한 책일 듯하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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