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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비박 '살생부' 공개…'새누리 내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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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12 19:15:43 수정 : 2016-12-12 22: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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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대분열 현실화하나 / 강 대 강 치닫는 ‘새누리 내전’ / 당 지도부, 김무성·유승민 겨냥 “탄핵, 사리사욕에 악용” 맹비난 / 비상시국회의도 “네가 나가라”…‘최순실의 남자’ 8명 탈당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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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새누리당 내전이 점점 더 격렬해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는 서로를 향해 “너희가 나가라”고 등을 떠밀었다. 탈당 요구 명단, 즉 ‘살생부’도 공개했다. 사생결단식 극단투쟁이다. 20여년 만의 보수 대분열이 현실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오른쪽)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 회의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친박·비박 모두 ‘살생부’ 공개… “나가라” 등떠밀기

비박계로 구성된 비상시국회의는 12일 오전 회의를 열고 친박계 8명의 의원들을 ‘최순실의 남자’로 칭하며 자진탈당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 인사인 이정현 대표,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과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 핵심인 최경환·홍문종·윤상현 의원을 포함했다. ‘촛불 바람’ 발언 등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김진태 의원은 “국민의 촛불민심을 우롱한 자”라는 이유로 포함시켰다.

앞서 친박계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은 11일 심야 회동을 거쳐 비박계 중진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탈당을 요구했다. 보수연합은 비상시국회의의 브리핑에 “도대체 누가 누굴 청산한단 말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서도 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 회의에서 취재진 때문에 인사 나누며 웃지도 못한다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재문기자
양측 갈등은 이미 통제수위를 넘어섰다. 깊게 파인 감정의 골은 의원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됐다. 유 전 원내대표는 비상시국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친박계의 움직임과 관련해 “제가 보기에는 국민에 대한 저항”이라며 “민심을 거스르고 당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자해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정면 비판했다.

친박계 비판 강도는 비박계보다 한층 높았다. 막말 수준이라고 여겨도 될 정도였다. 이 최고위원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시국회의의 자진탈당 요구에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를 향해 “한마디로 적반하장, 후안무치하다”며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에 악용하는 막장정치의 장본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최경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근혜’라는 큰 지붕 아래에서 온갖 혜택을 누린 일부 세력이 야당보다도 더 모질게 탄핵에 앞장선 것은 도저히 용납하기 어렵다”며 “이들의 패륜은 반드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가 1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조원진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친박 지도부는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탈당을 요구했다.
이재문 기자
◆‘강제청산’ 불가능 딜레마… 원내대표 선거가 분수령

친박계의 감정 섞인 대응은 비박계의 ‘반발’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박계를 감정적으로 격동시켜 자발적으로 나가게 만들게끔 일부러 도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비박계 역시 친박계의 의도를 알기 때문에 당장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행 당헌·당규상 의원 출당을 위해서는 현역 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친박계나 비박계 모두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양측이 서로 ‘나가라’고 등을 떠미는 것에는 500억원을 넘어가는 당 재산과 300만명에 달하는 당원도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반을 모조리 포기하고 당장 허허벌판으로 나갈 자신이 없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날 오후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갑작스럽게 실시하게 된 후임 원내대표 선거가 양측 갈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16일 실시하기로 한 선거에서 패배하는 쪽은 당내 주도권을 놓치는 것은 물론 탈당 처지에 몰릴 수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지는 쪽이 치명상을 입을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친박계에서는 정우택·홍문종 의원이, 비박계에서는 나경원·주호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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