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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탄핵안은 가결됐지만 대통령은 아직 제자리… 촛불은 더 강해진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최순실 게이트 ,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입력 : 2016-12-11 00:50:47 수정 : 2016-12-11 11: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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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0일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날인 10일 제7차 주말 촛불집회가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탄핵소추안 표결의 한 고비가 넘은데다 강추위가 본격적으로 몰아친 탓에 촛불집회 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7주째를 맞이한 촛불집회에는 여전이 100만명이 넘는 촛불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촛불 민심의 승리’라며 탄핵안 가결에 기쁨을 표하면서도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함성을 더욱 키웠다.

◆‘대통령은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
1500개가 넘는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 도심의 80만명(경찰 추산 12만명)을 비롯해 104만명(16만6000명)이 전국에서 촛불을 밝혔다.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정렬된 구명조끼를 시민들이 살피고 있다. 이 구명조끼들은 공연예술단체 '창작그룹노니'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이재문 기자
세월호 유가족인 유경근씨는 “국회의 탄핵 통과 과정을 지켜보며 긴장되고 가슴 떨렸고 기쁨과 회한, 감동을 느꼈다”며 “세월호 참사의 의혹이 밝혀지고 사리사욕을 위해 사는 자들이 없어질 때까지 함께 가자”고 목청을 높였다.

김태훈 재벌구속특별위원회(재벌특위) 공동위원장은 “정경유착한 재벌을 그대로 두면 제2의 박근혜 정권이 생길 것”이라며 “광장의 힘으로 재벌 총수를 구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0일 오후 서울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7차 촛불집회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이 탄핵가결을 기념해 폭죽을 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우지수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 탈조선하고 싶지 않은 나라를 대학생들이 만들어가겠다”며 “박 대통령이 퇴진하는 날까지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어둠이 버틸수록 촛불은 강렬히 타오른다’
이날 본 집회의 정점은 ‘소등행사’가 장식했다. 오후 7시를 기준으로 광화문광장 일대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이 일제히 촛불을 껐다. 어둠과 추위가 주변을 뒤덮었지만 1분 뒤 청와대 앞 광장은 다시 밝아졌다.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미술인들이 제작한 8.5m 크기의 대형 촛불이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은 8.5m의 대형 촛불 조형물이 촛불 파도의 한복판에 우뚝 섰다. 광화문광장 캠핑촌에서 37일째 노숙 농성 중인 문화예술인들의 참여로 탄생한 대형 촛불 조형물은 촛불의 광휘를 배가시켰다.

집회 참가자들은 본 집회를 전후해 청와대를 동·남·서쪽으로 100m 근방까지 에워싸며 행진했다. 경찰은 이번 집회를 앞두고도 율곡로·사직로 이북의 집회 및 행진에 대해 금지 및 제한 통고했지만 법원은 어김없이 일부 시간을 제외하고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허용했다.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를 비롯해 ‘시간끌기 어림없다’, ‘청와대 방빼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은 물론, ‘김기춘을 구속하라’나 ‘우병우를 체포하라’ 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부역자에 대한 처벌도 요구했다.

◆‘변함없이 품위있게 분노하라’
평일 학업·생업에 몰두한 뒤 휴일에 나온 만큼 지칠만도 했지만 참가자들은 탄핵 가결을 자축하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중고생혁명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행진하다가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와 즉석 ‘댄스타임’을 열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 촉구 7차 촛불 집회에서 가수 이은미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본 집회 중에는 ‘맨발의 디바’ 가수 이은미씨가 등장해 촛불 열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애국가를 시작으로 노래 ‘깨어나’, ‘가슴이 뛴다’, ‘비밀은 없어’, ‘애인 있어요’를 열창한 이씨는 “어제 시민혁명의 첫 발을 내딛었다”며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은 촛불을 들고 있는 여러분”이라며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김동규(44)씨는 청계광장에서 푸드트럭에 ‘박근혜 그만 두유’팻말을 내걸고 시민들에게 두유와 계란을 무료로 나눠줬다. 김씨는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둡지만 시민들이 신나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부지역노점상연합(서부노점상련)은 전날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면 떡볶이를 무료로 나눠주겠다던 약속을 신촌과 이화여대, 홍익대 인근 등 4곳에서 실천했다.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의 한 카페에서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차를 제공하고 화장실을 개방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시내에 경비병력 228개 중대 1만8200여명을 배치해 만약의 사고에 대비했다. 그러나 경찰과 집회 참가자의 대치 과정에서 연행자는 물론 부상자도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김준영·임국정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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