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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난 한 원로 인사가 전하는 말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이 멘붕 상태라는 얘기다. 100만이 모인 3차 촛불집회(12일) 직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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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15일 서울고검청사 앞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자료사진 |
박 대통령은 그러나 이달 중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변호인으로 유영하 변호사를 선임한 게 신호탄이었다. 유 변호사는 ‘B급’이었으나 충성심이 강한 진박이었다. 18일엔 신임 인사 임명장을 수여하며 공식 일정을 재개했다.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20일) 후엔 더 독해졌다.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당초 약속을 걷어차며 ‘배째라’는 식으로 나왔다. “차라리 탄핵하라”는 것이다. 제 풀에 쓰러질 것 같던 박 대통령이 이렇게 표변한 배경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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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의원이 지난 7월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서 함께 자리한 서청원·원유철 의원 등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사드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
서울 플라자호텔 비지니스룸. 한 인사가 방을 잘못 알고 문을 열었다가 뜻밖의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중이었다.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등. 박근혜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인 골수 친박(골박)들이었다. 골박들은 그동안 정호성·안봉근·이재만 ‘문고리 3인방’을 위시한 청와대 실세들과 함께 국정을 운영해온 ‘이너서클’이었다. 이젠 3인방 등을 통한 대통령 보좌 시스템은 붕괴됐다. 골박들이 국정 운영의 중심축이자 유일 집단이 된 것이다.


박 대통령이 무너지면 골박도 공멸이다. 폐족이 되는 건 물론 ‘콩밥’ 먹을 이도 나올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도 돈다. 탄핵정국에서 생사가 갈리는 골박의 위기감은 상상 이상이다. 탄핵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막아야하는 전쟁이다. 이정현 대표가 ‘혼이 비정상’인듯 사퇴를 거부하며 막무가내로 버티는 건 생존의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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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지사(오른쪽)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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