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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마늘주사 '대리처방'… 구입자는 '대통령실'

입력 : 2016-11-22 18:54:22 수정 : 2016-11-22 19: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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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처방’ 의사 녹십자 재직 중 2년동안 2000만원어치 구매… 의약품 구입 과정·경위 의혹 청와대가 제약업체 녹십자로부터 태반주사·마늘주사·감초주사 등의 약품을 최근 2년간 2000만원어치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자 의료재단은 박근혜 대통령의 주사제를 최순실·순득씨 자매에게 대리처방해 준 김상만씨가 병원장을 맡아왔던 곳이어서 의약품 구입 과정과 경위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청와대관에 헌법 제69조 대통령 취임 선서문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청와대사진기단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2004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녹십자와 녹십자웰빙이 제조하거나 수입한 의약품 10종을 31차례에 걸쳐 구입했다.

의약품의 가격은 총 2026만9000원이다. 구입 당사자는 ‘대통령실’ 또는 ‘대통령 경호실’로 나타났다.

청와대가 구입한 약품 중에는 일명 태반주사로 불리는 라이넥주와 히시파겐씨주(감초주사), 푸르설타민주(마늘주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잔주름 개선과 피로해소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라이넥주를 2015년 4·11·12월 3차례에 걸쳐 50개씩(개당 2mL) 150개(74만2500원) 구입했다. 불과 8개월 사이에 150개를 들여온 것이다.

만성 간질환이나 만성피로 환자 해독제 등으로 쓰이는 히시파겐씨주는 2015년 4·6월 50개씩(개당 20mL) 100개(35만6400원), 노화방지와 만성피로 해결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푸르설타민주는 2014년 11월 50개(개당 10mL·27만5000원)가 구입됐다.

또 중증감염증이나 혈액질환에 쓰이는 면역제의 일종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도 2015년 3·6·8·11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11개(50만3030원)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가 녹십자 약품을 구입한 시기는 대통령 자문의였던 김씨가 녹십자아이메드 병원장으로 재직한 시기와 겹친다.

김씨는 차움의원에 근무할 당시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최순실씨 자매에게 대리 처방해준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2014년 2월 차움의원을 떠나 녹십자아이메드에서 근무해왔으며 현재는 병원에 사의를 표시한 상태다.

청와대에 들어간 주사제가 누구에게 어느 정도 처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과도한 양’이라는 비판이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태반주사의 경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010년 관련 문헌 1만7195편을 분석한 결과 피로해소, 면역기능 개선 등 알려진 효과에 대한 학술적 근거는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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