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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상황이 달라졌다"… 야 "말바꾸기" 강력 반발

입력 : 2016-11-21 18:52:14 수정 : 2016-11-21 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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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추천 제안 철회 시사 왜 청와대가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 제안 철회 방침을 시사해 파장이 일고 있다. 전날 검찰수사 결과를 비판하며 탄핵을 공론화한 청와대가 한층 더 강경해진 것이다. 국민과 야권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의 ‘말바꾸기’에 대해 야당이 극렬 반발하면서 정국 혼란이 더욱 가중되는 형국이다.

청와대의 이 같은 대응은 성난 민심에도 권력을 절대 내려놓지 않고 버티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2선 퇴진이나 하야 등에 선을 그은 채 등을 돌린 보수층 결집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노리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듯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 추천 총리 임명 및 내각 통할권 부여를 약속했다.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면 총리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보장해 국정을 운영하게 하겠다는 의미였다. 또 2선 퇴진 공식화와 하야, 내·외치 분리 등 현안은 모두 영수회담에서 논의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새누리당 사무처 직원이 21일 오후 여의도 당사 기획조정국에 당내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들이 제출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접수하고 있다. 비상시국회의에 따르면, 현역 의원 29명과 당협위원장 7명 등 36명이 징계요구서에 서명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전날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정치권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총리 교체 문제도 다시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즉 야권은 검찰수사 결과를 고리로 박 대통령 퇴진이나 탄핵을 위한 단계적 조치로서 총리 추천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바뀌었다”, “요구조건이 달라졌다”는 정연국 대변인 언급은 이 같은 정치권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국회 추천 총리에게 내각 통할권과 장관 임면권 등을 보장하겠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를 벗어나 대통령 퇴진을 전제로 한 총리 추천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청와대의 강경 대응엔 야당이 만약 탄핵안을 가결시키면 황교안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는 상황도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즉시 박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고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를 대행한다. 헌재 결정은 최장 6개월까지 소요될 수 있다. 박 대통령으로선 야당 추천 총리보다는 현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냈고, 본인이 직접 임명한 황 총리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훨씬 더 유리하다.

청와대는 다만 박 대통령이 22일 국무회의는 주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최씨와 박 대통령의 공모 혐의를 인정하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치권도 탄핵을 본격화하는 상항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면 비판 여론이 더욱 비등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무회의 주재 여부와 무관하게 국정은 계속 챙긴다는 입장이다. 내달 한·중·일 정상회의가 확정될 경우 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국정 수행 및 수사 대응 의지가 더 단호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같은 박 대통령의 강경 대응이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이어질까 의심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특검 수사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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