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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동 "검찰서 모든 걸 다…" 10여 차례 반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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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17 14:32:01 수정 : 2016-11-17 14: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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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법원서 징역형 선고, 오후엔 피의자로 검찰 출석… "참담하고 부끄럽다"

“아침에는 법원 갔다가 오후에는 검찰 나왔는데 소감이 어떻습니까?”(기자들)

“참담합니다.”(조원동 전 수석)

조원동(60·사진)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17일 하루를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다. 오전 10시에는 음주측정 거부 사건 항소심 선고 때문에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에 출석했다. 음주운전 도중 사고를 냈으면서도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고 심지어 대리기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죄로 1심과 같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오후 2시에는 법원 건물 바로 옆에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로 소환됐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2013년 당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뜻” 운운하며 2선 후퇴를 강요한 혐의로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검찰은 이미 조 전 수석 집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이 부회장에게 2선 후퇴를 요구한 박 대통령이 거꾸로 이제는 국민과 야당으로부터 2선 후퇴 압박을 받고 있다. 그래선지 박 대통령을 보좌했던 조 전 수석은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좀 부끄럽고 걱정도 된다”는 말로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음은 검찰에 출석하는 조 전 수석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이미경 CJ 부회장 퇴진 압력 녹취록이 나왔는데 혐의를 인정하나.

“오늘 검찰 조사가 있다고 해서 왔습니다. 검찰에서 한 점 숨김 없이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대통령 뜻’이라고 했는데 개인적 판단이었나.

“검찰에서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녹취록 보면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검찰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피의자 신분인데 검찰에서 어떤 혐의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습니다.”

―경제수석을 지낸 분으로서 불미스러운 일로 검찰에 나왔는데 국민들께 하실 말씀은.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습니다.”

―최순실씨 다닌 성형외과의 해외진출에 특혜를 준 부분은 왜 그런 건가.

“검찰에서 모든 걸 밝히겠습니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 선임에도 영향을 미쳤나.

“검찰에서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에 법원 갔다가 오후에 검찰에 왔는데 소감이 어떤가.

“참담합니다.”

―검찰 말고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검찰에서 모든 것 말씀드리겠습니다.”

―학교에서 경제정책 가르치고 계시는데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나.

“검찰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CJ 관련 녹취록 내용이 맞다는 것은 인정하나.

“검찰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제수석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도 검찰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CJ그룹 측에 뭐 할 말 있나.

“검찰에서 모든 것 말씀 드리겠습니다.”

―검찰 말고 여기서 하실 말씀은 없나.

“더 이상 드릴 말씀 없습니다.”

―국민들께 드릴 말씀 없나.

“여기는 국민들께 말씀드리는 자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까 ‘참담하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좀 부끄럽고 걱정도 되고 그런 의미에서 ‘참담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후 조 전 수석은 더 이상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에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는 말만 11번 했다. 그것 말고는 “참담하다”, “잘 모르겠다” 같은 말이 전부였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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