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반 고흐 전문가들이 ‘스케치북’에 실린 작품 65점 가운데 56점의 사진을 분석해 모조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프랑스 출판사 쇠이유(Seuil)는 후기 인상파 거장인 반 고흐의 미공개 스케치 작품들이 발견됐다고 알렸다. 쇠이유는 이 작품들을 모아 오는 17일 ‘빈센트 반 고흐, 아를의 안개 - 재발견된 스케치북’이라는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아를은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에 있는 지역이다. 반 고흐는 1888년 이곳에 머물면서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아를의 침실’ 등 걸작을 남겼다.
미술관 측 전문가들은 반 고흐 스타일과 기법, 도해법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드로잉에 분명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스케치가 아를에서 지내던 시기 반 고흐 작품의 특징을 띠지 않으며, 정제되지 않은 데다 ‘서투르고 단조롭다’는 것이다. 특히 1888∼90년 당시 반 고흐 스케치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갈색빛을 띤 잉크가 이번 작품에 사용된 게 판단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미술관 측은 상당수 드로잉을 이미 2013년에 검사해 ‘모조품’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이번 고해상도 사진 분석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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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출간을 앞둔 ‘빈센트 반 고흐, 아를의 안개 - 재발견된 스케치북’의 저자인 캐나다계 미술사학자 보고밀라 웰시옵차로프가 저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
그러나 출판사 측은 “이 드로잉들이 반 고흐가 오랫동안 머물며 걸작을 남겼던 아를의 ‘카페 드라가르’(Cafe de la Gare)의 장부에 그려진 것으로 이 카페 서고에서 발견됐다”면서 “이미 진품임이 충분히 인정됐다”고 주장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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