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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당을 둘로 가르는 이정현의 버티기가 배은망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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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17 00:39:00 수정 : 2016-11-17 0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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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박계가 만든 비상시국위원회가 어제 첫 대표자회의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최순실 파문에 따른 당 위기를 타개하려는 비박 지도부의 활동이 본격화한 것이다. 12명으로 구성된 공동대표단에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대선주자 대부분이 참여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방법 등 국정 수습과 당 해체 방안을 논의했다. 당이 둘로 갈라져 따로 굴러가는 것인데, 정치적으론 분당 상황이다. 국가 위기 수습에 역할은커녕 방해만 되는 집권당 꼴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정현 대표는 비주류의 당해체론에 대해 “수십년 동안 당을 지켜온 수십만 책임 당원들에 대한 배은망덕”이라고 했다. 적반하장이다. 당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이 대표와 친박 지도부의 잘못이 가장 크다는 건 모든 국민이 안다. 현 지도부는 이번 파문을 방치, 방조한 책임이 커서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사퇴가 무책임”이라는 억지 논리를 내세워 당 쇄신과 재건을 가로막고 있다. 당은 역대 최저치 지지율을 기록하며 갈수록 망가지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 100일 동안 국민을 위하는 공당 대표가 아닌 ‘대통령 머슴’으로 처신했다. 100만 촛불의 하야 함성도 외면했다. 어떻게 하든 당권을 지켜 대통령을 구하고 반전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착각이고 오만이다. 청와대가 “퇴진·하야 없다”고 버티는 것도 이 대표 탓이 크다. 벼랑 끝에 몰린 박 대통령에겐 이 대표가 기댈 언덕이 되고 있다. 취업청탁 의혹으로 자중해야 할 최경환 의원까지 나서 지도부 사퇴 불가를 주장했다.

이 대표는 리더십과 입지를 거의 상실했다. 그제 주재한 간담회에 3선 의원 23명을 불렀으나 한 명만 나왔다. 원외 당협위원장 5명은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며 나흘째 단식농성을 했다. 이 대표는 남 지사 등 대선주자 4명을 향해 “(지지율이) 다 합해 9%도 안 되는데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이정현만 물러나라고 한다”고 화풀이했다. 남 지사는 “사이비종교 신도 같다”며 “재창당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이 대표가 당내 대선주자를 깎아내리며 내분을 부채질하는 건 해당행위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 주인은 당원이고 새누리당 주권은 당원들한테서 나온다”고 했다. 당원들이 이 대표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당원들이 원하는 건 친박 지도부 즉각 사퇴다. 당심과 거꾸로 가는 이 대표의 버티기가 배은망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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