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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지도부' 발족·친박은 세규합… '두 집 살림'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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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15 19:01:39 수정 : 2016-11-15 22: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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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지도부 내분 격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직격탄을 맞은 새누리당이 사태수습은커녕 집안싸움에만 매달리고 있다. 사퇴 요구를 거부한 친박(친박근혜)계 일색 지도부에 맞서 비박(비박근혜)계가 대표자회의를 구성하며 본격적인 ‘두집 살림’이 시작됐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최고위원회의 보이콧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와 이를 설득하려는 박명재 사무총장이 충돌했다. 박 총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현 지도부가 사퇴 시점을 못박았고 조기 전당대회로 해법을 제시한 만큼 최고위에 다시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왜 (조기 전대의) 특정 일자를 정했느냐”고 맞받아치는 등 두 사람 간 고성이 오갔다. “나 좀 그만두게 해 달라. 붙잡지 말라”는 정 원내대표의 목소리가 회의장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가 1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원외당협위원장과의 면담을 마치고 나오자 심정우 광주광산을 당협위원장(왼쪽) 등이 ‘비대위 즉각 구성’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박 총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잘 해보자는 뜻이니 이후에 ‘형님, 동생’ 하며 끌어안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제가 최고위에 복귀해서 문제 해결이 된다면 백번, 천번인들 왜 안 하겠느냐.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3선 의원들과의 간담회가 취소된 후 대표 사퇴 촉구 단식을 벌이는 원외당협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로 3선 의원들을 초청해 정국수습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참석자가 한 명에 그치며 망신을 당했다. 당내 24명의 3선 중 안상수 의원만 자리에 나왔고, 간담회는 자동 무산됐다. 비박계 의원들은 현 지도부를 인정하지 않는 의미에서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전달했고, 일부 친박계도 이런 와중에 이 대표와 간담회를 하는 게 ‘편 가르기’로 비쳐질 수 있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무산 직후에는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사흘째 단식농성 중인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대표실로 들이닥쳤다. 김상민 경기 수원을 당협위원장은 “이 대표는 국민과 당원의 신뢰가 있는지 재신임을 물으라”고 촉구했고, 이 대표는 “나는 공당 대표이지 죄인이 아니다. 재신임을 물어야 하는 근거가 뭐냐”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남정탁 기자
새누리당의 첫 원외 대변인으로 발탁된 이상휘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은 “작금의 사태는 정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며 당직 사퇴 대열에 합류했다. 나경원 인재영입위원장,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등에 이은 다섯 번째 자진 사퇴다.

비박계는 이날 현 지도부에 맞설 독자적인 논의기구 성격의 비상시국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 대표로 김무성, 유승민, 정병국, 심재철, 김재경, 나경원, 주호영, 강석호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당내 잠룡과 중진 의원 12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무성 전 대표는 “친박계 중심의 현 지도체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 전에는 대화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현 지도부 불신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맞서 친박계도 세규합을 시작하며 일전에 대비하고 있다.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원유철, 정갑윤 의원은 전날 모처에서 비공개로 회동해 당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다른 친박계 의원들도 재선급이 주축이 돼 조만간 개별 모임을 결성할 계획이다. 모임 준비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잘못을 덮고 가자는 게 아니라 국가와 국가지도자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원외 당협위원장 협의회도 16일 서울시당 사무실에서 긴급 전체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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