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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선수 선발 개입 ‘정유라 맞춤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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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13 19:41:37 수정 : 2016-11-14 14: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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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대한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 지원 대상인 2020년 도쿄올림픽 유망주 선수 선발과정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승마협회에 미리 선수 자격요건을 제시했으며 승마협회는 이 기준에 따라 마장마술 10명, 장애물 10명으로 구성된 추천 선수 명단을 작성했다. 여기에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도 포함됐다. 이는 삼성이 정씨를 맞춤지원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자격요건에 맞는 선수를 선발한다는 내용이 담긴 대한승마협회 이사회 결과보고서.
도종환 의원실 제공
13일 세계일보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승마협회 ‘2016년도 제1차 이사회 결과 보고서’(1월12일 작성)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제시한 자격요건에 맞는 인력을 경기력 향상 위원회에서 검토하여 추천한다’고 명시돼 있다.

승마협회는 제6차 경기력 향상 위원회에서 올림픽 참가 및 메달 획득을 위한 마장마술 및 장애물 선수와 준비단장 후보자 추천 명단을 작성해 삼성전자 스포츠기획팀에 전달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 삼성 측은 승마협회에 중장기 로드맵에 따른 선수단 추천을 요구했다. 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은 협회가 마장마술 등 3개 종목에서 도쿄올림픽 유망주를 선발해 독일 전지훈련을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프로젝트는 삼성으로부터 4년 동안 186억원의 후원금을 받기로 했는데 정씨를 위한 ‘맞춤형’ 로드맵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애초 승마협회는 ‘중장기 로드맵’ 선수선발에서 경기력 향상 위원회가 3배수를 추천하고 유능한 외국인 코치가 이 가운데서 종합적인 능력을 고려해 최종 선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승마협회 위원회가 회장사인 삼성이 사전에 제시한 조건에 맞춰 선수를 추천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삼성이 최종 선수 선발을 좌지우지한 셈이다. 하지만 선수 선발을 둘러싸고 절차가 불공정하다는 항의가 거세게 일면서 선수 선발은 중단됐다.
삼성이 최순실씨가 독일에 세운 ‘비덱 스포츠’에 280만유로를 지원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2014년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 출전한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모습.
연합뉴스

후원사가 선수선발에 개입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승마협회의 이 같은 선수 선발 구조에 대해 대한체육회 산하 다른 종목 연맹 관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수를 후원하는 역할에 그쳐야 하는 기업이 선수 선발의 주도권을 쥐는 것은 지나친 ‘월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승마협회 경기력 향상 위원회 규정 제3조 3항에도 위원회는 국가대표 강화훈련 참가 지도자 및 선수선발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로 돼 있다.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종목 연맹에서 선수 선발은 경기력 향상 위원회가 전담한다. 따라서 회장사가 선수 추천을 받고 선수 선발에 관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다”고 설명했다.

승마협회는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종찬 승마협회 전무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메달을 위해서는 기존 절차에 따른 선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사회에서 삼성의 도움을 받자는 결정을 내렸고 삼성 측에서도 연락이 와서 선수를 추천했다”고 했다. 김 전무는 이어 “승마는 선수가 매우 적고 정유라의 경우 인천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라 추천 명단에 넣었다”고 밝혔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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