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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박근혜·최순실 풍자의 장…민중총궐기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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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12 20:06:57 수정 : 2017-01-09 14: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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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에서 스마트폰·촛불·피켓 등을 들고 '박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한윤종 기자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거대한 풍자의 장이었다. 주최측 추산 85만여명(오후 6시30분 기준)의 집회 참가자들은 저마다 ‘내려와 박근혜’ 등 피켓을 들고 박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의미로 ‘하야’를 외쳤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시국의 주 관심사이자 박 대통령 하야 주장의 원인이 된 만큼 이날 집회는 전반적으로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발언과 순서가 두드러졌다. 본집회 시작 직전 참석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는 순서에서부터 박근혜 정권 풍자가 시작됐다.

주최 측 스트레칭 시범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3억 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보급한 차은택씨의 '늘품체조' 대신 3500원짜리 '하품체조'를 가르쳐주겠다며 스트레칭 시범을 보였다. 손을 배에 모으고 허리와 고개를 앞으로 깊이 숙이는 동작을 할 때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검찰이 공손히 인사하는 모습을 본떴다'고 설명하고, 팔을 펴면서는 '하야!'라고 외치도록 하기도 했다. 민중총궐기 무대에 올라온 한 발언자는 "투쟁 대신 하야로 인사하겠다, 하야!"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에서 한체대 학생들이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늘품 체조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쟁사를 하기 위해 올라온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과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장도 공통적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거론하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막장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져야 끝난다고 한다. 끝까지 밝혀내서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는 '배터리도 5%면 바꾼다', '지지율도 실력이야! 니 부모를 탓해!'라며 박대통령의 지지율을 조롱하는 피켓을 들었다.

문화예술계 인사와 학생들은 전통적인 집회·시위 모습 외에 퍼포먼스의 형태로 집회에 동참했다. 자신을 '문체부 블랙리스트'로 소개한 임옥상 화백은 서울시청 서울도서관 앞에서 우레탄 폼과 한지로 만든 박 대통령과 최씨의 대형 얼굴 상에 못을 꽂아넣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 얼굴 상에는 '오방낭', '차은택', '고영태'라고 적혀 있었다. 이 퍼포먼스에는 임 화백뿐 아니라 현장에 모인 참석자들도 동참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집회에서 대형 소녀상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로 사전행사 '열린 문화난장'에서는 대학생 밴드가 정오께부터 "우리가 누구게? 개·돼지"라는 가사의 노래를 공연하면서 시민 관심을 불러모았다. 닭대가리 모양의 탈을 쓴 대학생들과 닭 모가지를 비튼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조형물에는 '내가 이러려고…'라고 쓰여있어 목을 잡힌 닭이 곧 박 대통령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한국청년연대,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등 청년·대학생들이 12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집회에서 오방색 풍자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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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대학로에서 도심으로 행진한 대학생들 선두에는 다홍치마에 노란 저고리를 입고 오방색 풍선을 든 채 박 대통령의 가면을 쓴 사람이 서서 대학생들을 이끌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야구 응원가로 많이 쓰이는 '아리랑 목동'이나 가수 10㎝의 '아메리카노'를 개사한 하야가 등을 부르며 하야를 촉구했다.

길이 4∼5m의 세월호 모형도 등장했다. 세월호에는 검은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구조 안 함', '미수습자', '유품', '진실', '침몰원인' 등의 종이를 붙여 정부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일부러 구조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농민들은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상여를 끌고 행진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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