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허범구의 대선 리포트] 박근혜·트럼프 쇼크…대선 정국 벌써부터 요동

관련이슈 허범구의 대선리포트 , 디지털기획

입력 : 2016-11-12 11:12:32 수정 : 2016-11-25 14:16:2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파문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퇴진 여론은 확산중이다. 12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는 정국 분수령이다. 국정 수습 방법과 시기는 내년 대선 향배와도 직결된다. 여야가 치킨게임을 벌이는 이유다. 대선주자도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며 올인하고 있다. 사실상 대권 경쟁이 불붙었다. 여기에 아웃사이더의 반란인 ‘트럼프 쇼크’까지 덮쳤다. 우리 민심도 어디로 튈지 모른다. 대선경쟁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힘 빠진 박근혜 변수와 ‘차별화’ 효과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관계는 여당 대선후보 경쟁에선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대통령과 함께 가는 잠룡은 주류 세력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불리한 비주류 주자는 대신 대통령과 맞서면 차별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박근혜 후보가 한 예다. 그러나 박 대통령 힘이 쭉 빠지면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반기를 들어봐야 ‘소신’, ‘용기’를 인정받기 힘들다.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 지난 7일 대통령 탈당에 이어 10일 ‘대국적 결단’을 압박했다. 2선 퇴진하라는 얘기로, 야당 주장과 비슷하다. 강성 친박은 “발언 조심하라”며 방방 떴으나 대부분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기세등등할 땐 아무 소리 않더니 이제와서 그러면 누가 알아주겠냐”고 했다. 김 전 대표는 정치적 고비마다 승부를 못걸고 박근혜 레이저에 주저앉았다. 뒤늦은 차별화는 평가도 박하고 모양새도 사납다. 박 대통령에게 일찌감치 저항했던 유승민 의원은 반대 케이스다. 김 전 대표와 달리 차분하게 대응하는 배경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입장이 묘하게 됐다. 반 총장 지지율은 1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21%로 여전히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지난달 조사보다 6% 포인트 급락했다. 최순실 파문의 타격을 입은 셈이다. 주류 세력과 이별하자니 정치기반이 약하고, 그렇다고 함께 가는 건 너무 위험하고 부담이다. 내년 귀국후 선택에 따라 대선 구도는 다시 출렁일 것이다.

야당도 박근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반사이익을 많이 챙겼다. ‘박근혜 때리기’는 지지층 결집의 좋은 카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대통령 하야경쟁을 벌이는 것도 같은 목적이다. 갤럽조사에 따르면 문 전 대표(19%, 전체 2위), 안 전 대표(10%, 3위), 박 시장(6%, 공동 5위)은 큰 재미를 못봤다.

◆한국 대선에 미칠 트럼프 쇼크의 영향은

앵그리 화이트(성난 백인)가 변화와 모험을 택한 게 트럼프 승인이다. 주류에서 밀려난 다수 유권자의 분노 에너지가 투표 반란으로 이어졌다. 우리 정치권도 기득권을 누려온 기성 정당과 주류 세력이 독점해왔다. 새누리당과 친박, 민주당과 친노·친문이 대표적이다. 이들에 대한 국민 불신과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기성 정치에 대한 원칙과 상식의 파괴. 트럼프 현상은 새 정치, 새 인물의 성공 가능성을 시사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트럼프 현상이 우리 대선 환경에 작용하면 누구의 딸(박근혜), 누구의 친구(문재인) 같은 정치인은 이제 안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기 위해 연단에 올라 감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피로감이 쌓이는 유력주자 보다 상대적으로 아웃사이더가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당의 유승민(4%, 여당 내 1위)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야당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꼽힌다. ‘정의로운 보수’를 주창하는 유 의원은 중도층도 지지하는 주자다. 남 지사는 대통령제 폐해의 대안인 분권형 연정을 실험하고 있다. 안 지사는 친노계이면서도 균형감이 있다. 이 시장은 젊은 층과의 소통이 장점이다. 지지율이 8%(4위)로 뛰었다. 제3지대론이 탄력받을 수도 있다. 구심점 참여가 관건이다. 적임자로 꼽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 차기 총리 수용을 언급했다 체면을 구겼으나 지지율은 박 시장과 같다.

헬조선, 흙수저로 표현되는 젊은 층 상실감과 좌절은 크다. 최순실 파문으로 기득권층에 대한 거부감은 번지고 있다. 이들의 분노 에너지를 흡수하는 뉴페이스가 나온다면 단박에 대선판을 뒤집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허범구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미소 천사'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