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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정비서관실서 사건 짜맞추기… 조기 진화하려 '입막음'

입력 : 2016-11-11 19:11:41 수정 : 2016-11-11 22: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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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보도-부실로 드러나는 '정윤회 문건 수사'] 한일 전 경위 폭로 파장 2014년 11월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 당시 청와대 회유설의 중심에 있었던 한일(46) 전 서울경찰청 경위의 고백은 청와대가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이라는 본질을 특정인들의 문건 유출 사건으로 몰아 갔다는 결정적 증거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즉 문건이 제기한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이라는 본질을 한 전 경위의 자백을 바탕으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박관천 전 경정-한일 전 경위-최경락 전 경위’ 등으로 이어지는 문건유출 사건으로 급하게 몰아가려 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청와대는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정보를 활용하는 한편 한 전 경위와 가까운 경찰 후배까지 동원해 자백을 회유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이렇게 문건 유출 쪽으로 몰아치자 당시 검찰 수사 결과는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던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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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경위 고백의 주요 내용

한 전 경위가 세계일보에 밝힌 주요 내용은 우선 청와대가 정윤회 문건 보도 당시 민정비서관실 직속 특별감찰반 소속 행정관(경찰)을 통해 회유를 시도했다는 사실이다. 한 전 경위는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회유가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회유”라고 단언했다.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된 한 전 경위 회유설을 부인해 왔고, 한 전 경위도 스스로 변호인 등을 통해 관련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회유설은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 하지만 한 전 경위는 이번 인터뷰에서 청와대에서 자신을 회유했음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가 ‘문건 유출을 자백하면 불기소 편의를 봐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측이 당시 한 전 경위에 보낼 ‘메신저’로 우병우 민정비서관 직속의 특별감찰반 소속 파견 경찰관 출신을 선택한 것도 주목된다. 한 전 경위가 “박모 경감은 경찰대 출신의 똑똑한 친구로, 서로 형·동생처럼 지내던 사이”라고 말한 것은 박 경감과 한 전 경위의 ‘친분관계’라는 약한 고리를 적극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박 경감이 나(한 경위)랑 친한데도 모른 척했다고가 곤욕을 치렀다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한 전 경위 회유를 위해 당시 검찰의 구체적인 수사내용을 활용한 정황도 드러나 새로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 전 경위는 “당시 박 경감이 (USB에 담긴) 녹취록 이야기를 했다. 검찰에서 확보했다는 것인데, 직전에 압수한 증거에 대해 말한다는 게 이상했다”고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의미와 파장

만약 한 전 경위의 고백이 모두 사실이라면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에 개입했을 뿐만 아니라 검찰의 수사정보까지 활용해 회유를 시도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큰 틀에서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청와대와 검찰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전 경위의 고백으로 당시 민정비서관으로 이 사태를 수습하고 이후 민정수석으로 영전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직무유기 의혹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청와대의 회유를 통한 수사개입 의혹이나 검찰 수사정보 활용 등의 논란과 함께 한 전 경위의 자백을 유도하기 위해 그의 아내를 끌어들인 검찰의 반인권적 수사 행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전 경위가 “당시 압수당한 내 휴대전화에는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개인사를 관장하면서 집사 역할을 하는 정황 정보 등이 들어 있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진실 규명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는 문건 수사 당시 검찰과 민정비서관실에서 이러한 최씨 비리 관련 정보를 입수하고도 묵인했다면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별취재팀=김용출·이천종·조병욱·박영준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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