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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통화정책 불확실성 증대… 금융시장 다시 ‘출렁’

입력 : 2016-11-11 19:25:24 수정 : 2016-11-11 23: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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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1.25% 5개월째 동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6월 0.25%포인트 떨어진 뒤 5개월째 제자리를 지키게 됐다.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결정으로 분석된다. 국내 금융시장은 ‘트럼프 쇼크’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10일 코스피는 다시 1980선으로 후퇴했고 시중금리는 이틀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도 14원 이상 오르며 달러당 1160원선을 넘어섰다. 당분간 금융시장은 트럼프발 외풍에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시대의 통화정책 어디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정책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부터 오히려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세계적인 자산 운용사 베어링자산운용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미국 통화정책이 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바뀌면서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인프라 등에 대규모 재정지출을 하기로 공약한 만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라도 연준이 금리 인상 등을 통해 돈줄을 죄는 정책에 무게중심을 실을 것이라는 게 베어링자산운용 측 설명이다. 반면 캐나다계 금융 컨설팅 업체 TD 시큐리티의 저명한 금리 전문가 겐나디 골드버그는 “트럼프 정책들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연준이 내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큰 흐름에서 보면 미국의 금리 인상이 빨라질 듯하다. 트럼프의 경제정책 기조는 국채 발행을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재정 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부양하자는 게 핵심이다. 국채 발행을 늘리면 국채 금리가 올라가고, 재정을 많이 풀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는데, 이는 모두 금리인상 요인이 된다.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의 관세정책 역시 금리 인상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재화 수입국인 미국이 관세를 높이면 수입품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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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한은의 고민

트럼프 당선에 한은도 당혹해하는 빛이 역력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는 우려만 되풀이한 채 시장에 별다른 신호를 보내지 못했다. 이 총재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증대돼 향후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이런 불확실성으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금융 안전에 유의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과 그 영향,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했다.

한은은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향후 미국의 경제정책 전반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당장은 그 정도를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예의주시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여전히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시장에서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고, 점진적인 금리인상 속도도 정치적 영향에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곧바로 우리 통화정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의 당선이 결정된 뒤 미 국채의 금리가 상승해 한국 국채를 역전하면서 외국인 자금의 유출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내외금리 차만 고려해 금리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도 곧바로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시장은 트럼프 쇼크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8.17포인트(0.91%) 내린 1984.43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449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리스크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심리가 가중됐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우려가 외국인 자금 이탈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4.2원 오른 1164.8원으로 마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0.043%포인트 오른 연 1.508%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간밤 미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데 동조화한 것으로 보인다.

황계식·이진경·염유섭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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