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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 승마협회 회장사 둘러싼 엇갈린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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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09 15:09:45 수정 : 2016-11-09 18: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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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한화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자리를 놓고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국정농단의 주역인 ‘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 승마선수를 지원하기 위해 2010년 한화에 내줬던 승마협회 회장사 자리를 지난해 다시 맡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과 한화의 갈등이 시작된 건 최근 최씨측에 수십억원을 지원한 배경 등에 대해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된 삼성이 회장사를 맡게 된 이유를 2014년 한화그룹과의 ‘빅딜’ 조건이었다고 주장하면서다. 삼성그룹은 2014년 11월 한화에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 계열사를 약 2조원에 매각한 바 있다. 최근 최씨 측과 승마협회를 통한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삼성은 “빅딜 당시 승마협회를 가져가 달라는 것이 한화측이 내건 핵심조건이었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삼성이 최순실씨가 독일에 세운 ‘비덱 스포츠’에 280만유로를 지원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2014년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 출전한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모습.
연합뉴스
9일 한화그룹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2조원짜리 기업간 거래에서 승마협회를 계약조건으로 끼워넣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냐”며 “2014년 빅딜과 승마협회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한화 측은 “2014년 4월 승마협회를 그만두겠다고 협회측에 통보했다가 ‘2014 아시안게임까지만 맡아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더 해오다가 아시안게임 직후 기존에 승마협회를 맡은 적이 있던 삼성을 비롯해 여러 대기업에 회장사를 맡아달라 제안했다”며 “승마협회가 워낙 내부 잡음이 많아 다른 대기업들은 사양했지만 삼성에서만 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측은 회장사 제안을 한 대기업 명단에 대해선 “거절한 배경을 놓고 (해당 기업들이)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밝히지 않았다.

한화측 설명에 따르면 2014년 10월 정유라씨가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즈음 한화는 승마협회측에 회장사 직을 반납하고 이듬해 2월 삼성에 최종 인수인계를 했다. 시점상으로는 빅딜과 승마협회 회장사 인계 시점이 비슷하다. 하지만, 승마협회와 빅딜은 아무 관련 없다고 한화측은 재차 주장했다.

한화 측의 이런 반응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어떤 대답을 하든 논란을 빚을 수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같은 삼성과 한화의 진실게임은 회장사 자리를 삼성이 자발적으로 수락했는지가 검찰 수사 등에서도 중요한 요인이어서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이 정유라씨를 지원한 배경에 대가성이 있는지를 따지는 중요한 고리가 될 수 밖에 없다. 만약 삼성측 주장대로 빅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승마협회를 맡았다면, 어떤 의도나 대가 없이 회장사가 됐고 이후 승마협회의 승마육성계획에 따라 정씨를 지원했다는 설명에 설득력이 더해진다.

반면 삼성이 자발적으로 승마협회 회장직을 맡은 것이라면 2010년 승마에서 손을 뗐다가 다시 시작하게 된 배경, 승마협회를 거치지 않고 정유라씨 개인에게 직접 35억원이나 지원한 이유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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