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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사회 ‘정유라 특혜’ 알고도 지원”

입력 : 2016-11-07 23:49:15 수정 : 2016-11-07 23: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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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파견 승마감독 녹취록 입수 한국마사회가 대한승마협회 요청으로 박재홍(51) 전 마사회 승마 감독을 독일에 파견하는 과정에서 이미 독일에서 훈련중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를 위한 맞춤형 지원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박 전 감독의 파견을 놓고 마사회 내부에서 수뇌부간의 심한 의견 대립으로 갈등이 빚어 졌다는 정황도 제시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국회에서 “정씨를 위해 승마감독을 파견한 것은 아니다”고 밝힌 현명관(75) 마사회 회장을 위증한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7일 세계일보가 김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박 전 감독은 현 회장의 지시로 독일 파견을 서둘렀다고 밝혔다. 박 전 감독은 정씨가 훈련했던 독일로 지난해 10월 말부터 두 달 반 동안 파견을 다녀 온 인물이다. 승마협회는 박 감독을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위원단장으로 임명했다. 승마협회는 장애물 종목 선수 4명을 선발해 독일로 보낼 계획이라며 박 감독에게 먼저 독일로 가서 말을 사고 승마장 정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재홍 감독이 작성한 독일 출국 경위서.
김현권 의원실 제공
녹취록에서 박 전 감독은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린다면 현 회장은 100% 알고 있었다. 최순실이가 시켰다 어쨌다 이런 것을. 최순실과 현 회장은 100% 연결돼 있다. 현 회장이 독일 파견을 결재했고 독일 현지에서도 하루 속히 출국해 승마장을 인수인계 해 달라고 요청이 들어와서 출국을 서둘렀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 회장이 그동안 어떤 이해관계 없이 승마협회의 요청에 따라 박 전 감독을 파견했다고 밝힌 것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박 전 감독은 또 현 회장과 달리 김영규 부회장은 자신의 독일 파견을 적극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현 회장이 파견을 지시했지만 김 부회장이 출국 시기를 늦출 것을 계속 종용했다는 것이다. 박 전 감독은 독일 현지에서 최순실씨측으로부터 빨리 와달라는 요청이 계속되자 지난해 10월28일 휴가를 써서 독일로 떠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부회장의 지시로 11월18일 국내에 잠시 돌아왔는데 김 부회장은 어찌된 일인지 ‘독일 출국이 박 전 감독 자신의 독단적 판단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내용으로 경위서를 쓰라고 요구했다고 박 전 감독은 주장했다. 박 전 감독은 “부회장은 어쨌든 간에 정유라쪽이랑 엮이면 회사가 안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경위서에 내 마음대로 간 것 같이 써달라고 요구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입수한 한국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 한글 파일의 문서정보를 조회하면 문서의 초기 작성자가 한국마사회(KRA)로 명시돼 있다” 며 “한국마사회에서 생성돼 한국승마협회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현 회장은 최순실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지 못한다”며 “경위서는 박 전 감독이 정식 파견기간이 아닌데도 독단적으로 독일로 출국해 작성하게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본지는 현 회장과 김 부회장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마사회 홍보실 통해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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