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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105년 살아보니 '개인 화장실' 세워볼 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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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02 14:24:25 수정 : 2016-11-02 15: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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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마을이 지난 1일(현지시간) ‘노상 배변(open defecation)’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곳으로 탈바꿈했다. 모든 주민이 집에 개인 화장실을 갖추려 노력한 덕분인데, 중심에는 올해 105세로 알려진 쿤와르 바이 야다프 할머니가 있다.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 차티스가르주 담타리에 사는 야다프 할머니는 지난날 화장실이라고는 들어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숲에 들어가 볼일 보는 게 자연스러웠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인도 인구 약 12억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이들이 여전히 자연에서 볼일을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기준으로 인도 내 휴대전화 이용자 수가 9억명 규모라는 점을 보면, 개인 화장실보다 휴대전화를 접하는 게 더 쉽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인도 정부는 마하트마 간디의 탄생 150주년인 오는 2019년 10월2일까지 노상 배변을 완전히 없앤다는 계획하에 ‘클린 인디아’ 캠페인을 2년 전부터 펼치고 있다. 세계 2위 인구수와 더불어 관광객들이 몰리는 나라지만, 불결한 환경이 위상에 악영향을 준다는 판단이다.



야다프 할머니가 개인 화장실 개념을 세운 건 지난해 어느날의 일이다.

동네 학교에 온 당국 관계자가 개인 화장실과 위생 개념을 설명하자 야다프 할머니는 귀가 번쩍 뜨였다. 나빠 보이지도 않았다. 몇 년 사이 수풀에 볼일을 보러 가다 넘어져 다쳤던 걸 떠올리니 화장실을 집에 만들어봄 직했다.

하지만 돈이 문제였다. 할머니가 가진 거라고는 염소 20여 마리가 고작이었다.

야다프 할머니가 포기할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고심 끝에 염소 일부를 팔아 1만8000루피(약 31만원)를 모았다. 여기에 며느리의 도움 덕에 총 2만2000루피(약 38만원)를 모아 보름 간의 공사 끝에 개인 화장실을 만들었다.



동네 사람들은 신기할 뿐이었다. 많은 이들이 야다프 할머니 집을 다녀갔다. 다른 지역 사람들까지 몰리면서 할머니 집은 관광지라도 된 느낌이었다. 자기들도 무언가를 깨달았는지 저마다 개인 화장실을 집에 만들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은 숲에서 해결하면 될 걸 가지고 뭐하러 머리 아프게 생각하느냐고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돈 없는 야다프 할머니도 화장실을 만든 마당에 못할 게 뭐 있느냐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개인 화장실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걸림돌이 있었다. 화장실을 만들기는 했어도 정작 볼일은 숲에서 해결한다는 사실이다. 오랜 세월 그래왔기에 생각과 행동이 따로 놀 수밖에 없었다. 몇몇 이들이 아침저녁으로 마을을 돌며 노상 배변하는 주민을 계도하고, 위생 관련 프로그램 운영과 야다프 할머니가 계속해서 사람들을 독려한 덕분에 문제는 점차 나아져 완전히 해결됐다.

야다프 할머니의 솔선수범으로 개인 화장실 확립에 탄력이 붙었다는 소식은 인도 정부에도 흘러들어 갔다. 이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올해초 야다프 할머니를 만나 그를 존경한다는 의미로 발등에 입까지 맞췄다. 할머니에게는 ‘인도의 상징’이라는 칭호까지 붙었다.



야다프 할머니는 “12남매를 낳았지만 여덟을 잃었다”며 “지난 세월 먹고 살기 바빠 하루하루 매달려 온 내가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담타리 관계자는 “야다프 할머니는 주민들에게 큰 영감을 불어넣었다”며 “모디 총리가 그를 만난 후로 할머니는 차티스가르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는 ‘클린 인디아’ 캠페인의 영원한 마스코트”라고 엄지를 들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B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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