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후임에 ‘차은택의 은인’ 앉히려…“당국에서 나가달라 했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6-11-02 10:30:18 수정 : 2016-11-02 10:30: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차은택의 은인’인 송성각씨를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앉히기 위해 전임 원장에게 퇴임 압력이 가해진 정황이 확인됐다. 송씨가 취임하던 2014년 12월 콘텐츠진흥원에서는 전임 원장이 임기 4개월을 남기고 돌연 그만 둬 이례적이라는 말이 돌았다. 이와 관련 그해 9월 말부터 문체부를 통해 콘텐츠진흥원장에게 ‘자리를 정리해달라’는 압박이 내려간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 전 고위관료와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퇴임 압력이 본격화된 건 9월 말부터다. 이들은 1일 “전임 홍상표 원장이 특별한 비위 사실이 없음에도 문체부에서 본격적으로 9월 말부터 자리를 정리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관료 조직 특성상) 청와대에서 오더를 받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같은 해 5월에도 퇴임 문제가 지나가듯 거론됐다. 문체부 전직 관료는 “5월 말쯤 콘텐츠진흥원장에게 슬쩍 ‘저쪽에서 한번 (물러나는 걸) 타진해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가볍게 얘기가 전해진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최순실씨와 차씨가 자신들의 인맥을 문화계에 심기 위해 무리한 방법으로 차관급 기관장을 물러나게 했음을 의미한다. 2014년 5월에 전임 원장에게 자리를 비울 의사가 있는지 타진한 것은 송씨가 ‘나 문체부 장관 될지도 모른다’고 지인에게 말한 시기와도 일치한다. 차씨는 광고 조감독 시절 은인인 송씨를 장관에 앉히려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송씨가 장관 임명을 위한 이력서까지 보냈으나 과거 소송에 휘말린 전력 때문에 청문회를 거치지 않는 차관급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당시는 차은택씨가 자기 사람을 넣으려는 줄은 전혀 몰랐다”며 “1대, 2대 원장이 국회의원,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 출신이라 ‘센 사람’이 후임으로 오나보다 했는데 막상 송씨가 발표되자 전임 원장이 ‘이런 사람을 보내려고 날 밀어냈나’며 자존심 상해했다”고 전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당시 유진룡 장관과 조현제 차관은 산하기관장들이 하자가 없는 한 정치적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임기를 보장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8월 김종덕 장관이 취임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차씨의 대학원 은사이자 차씨가 일한 광고제작사 대표였다.

이들은 최씨와 차씨가 콘텐츠진흥원을 선택한 데 대해 “문화융성 사업부터 해외 순방 행사 등 차은택 일파가 주무르고자 했던 문체부 사업을 주로 위탁받는 기관이 콘텐츠진흥원”이라며 “콘진원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용역을 발주하는 경우가 많아 이벤트 회사, 기획사 등에 이권을 챙겨주기도 좋다”고 말했다. 실제 콘텐츠진흥원 내에서는 송 전 원장의 운영 방식을 보며 직원들 사이에서 ‘위험하다’ ‘부담된다’는 얘기가 불거졌다고 한다. 송씨가 대표로 있던 머큐리포스트 컨소시엄은 콘진원에서 석연치 않은 방식으로 45억원의 기술개발 용역을 따는 등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