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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몸통' 최순실, 57일 만에 극비 입국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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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30 18:47:32 수정 : 2016-10-30 22: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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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거취'까지 거론 상황 부담… 성난 민심에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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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로 드러난 최순실(60)씨가 지난 9월 독일로 출국한 지 57일 만에 전격 귀국한 것은 일단 ‘40년지기’인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과 여권까지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경우 더욱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음은 물론 사건 파문이 가라앉은 뒤 아예 재기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하나뿐인 딸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파장을 키울 수 없다는 판단 또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가 영국 런던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은 우리 시각으로 29일 오후 8시30분이다. 서울 광화문광장 등 도심 일대에서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던 때다. 40년간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최씨 입장에선 자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거취’까지 거론되는 현 상황이 몹시 부담스러울 수 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의 주역 최순실씨가 귀국한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최씨 자택 건물 주변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최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런던에서 도피하던 중 입국한 게 아니라 독일에서 런던으로 갔다가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에서 영국으로 이동한 시간까지 감안하면 최씨가 한국행을 결심한 것은 28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날 오후 이 변호사는 최씨에게 들은 말을 전하는 형식으로 언론에 “최씨가 곧 귀국해 검찰 수사를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 후 국내 여론이 크게 악화한 점도 귀국을 결심한 배경 중 하나로 풀이된다. 최씨는 27일 세계일보 지면을 통해 국정개입 논란을 사과하면서도 “몸이 아파 당장은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야권을 중심으로 ‘최씨가 귀국에 앞서 최대한 시간을 끌며 다른 사건 관계자들과 입을 맞추려는 것’이란 비난이 터져나왔다. “문제의 태블릿PC는 내 것이 아니고 사용할 줄도 모른다”는 최씨 발언은 증거인멸 논란으로 이어지며 가뜩이나 성난 민심을 폭발 직전으로 몰아갔다.


일각에선 최씨가 독일에 있을 때 청와대 또는 여권 핵심부와 모종의 ‘협상’을 시도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일단 귀국해 검찰 조사와 혐의에 상응하는 형사처벌을 받고 그 사이에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활동할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는 언질을 받았을 것이란 추정이다.

국내에만 300억원 가까운 부동산을 소유한 자산가인 최씨로선 앞날을 위해 당장은 일정한 고통을 감내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씨는 이번에 귀국하며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20)씨와 동행하지 않았다. 정씨는 독일 또는 유럽 다른 나라의 안전한 곳에서 최씨 지인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씨는 변호인을 통해 “잘못이 드러나면 달게 처벌을 받겠지만 딸은 제발 용서를 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씨는 독일로 출국할 때에도 ‘딸의 가슴 아픈 사생활’을 이유로 들었다. 교육부가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고 검찰도 정씨의 특혜입학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어떻게든 딸을 보호하려는 심리가 최씨로 하여금 홀로 귀국하는 길을 택하게 만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독일에 사는 교민은 물론 한국에서 온 취재진이 최씨 모녀 소재를 집요하게 추적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변호인도 “지금 독일 현지에서 의혹이 끝도 없이 제기돼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독일 검찰까지 가세해 최씨의 부동산 구입 경위와 자금 출처 등을 조사하고 나서자 인간적으로 더는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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