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시위대, 경찰과 3시간 대치 끝 해산 준비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을 든 시민들이 약 3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 끝에 집회를 마무리하고 있다.

29일 오후 11시 현재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는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려는 시민 2000여명이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계속해서 대치하다 해산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광화문 양방향 도로 통제를 풀었고 시민들은 쓰레기를 주우며 귀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청계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에는 2만여명이 참여해 박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을 최대 1만2000명으로 추산했다.

청계광장 집회가 마무리된 후 거리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는 애초 계획된 경로를 벗어나 청와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경찰은 광화문 삼거리 양옆에 차벽을 설치하는 한편, 세종대왕상 부근에 60개 중대 4800명의 경력으로 인간 띠를 만들어 행진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일부 시위대 간에 격한 몸싸움이 일어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발생했다. 오후 9시쯤에는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남성 1명이 경찰관을 폭행해 연행되기도 했다.

경찰은 “국가를 생각하는 여러분의 마음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더 이상 행진을 즉시 중단하라”고 경고방송을 했다.

이후 대치가 길어지자 시위대는 경찰 저지선 앞에 주저 앉아 “박근혜는 퇴진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자유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매일 저녁 광화문에서 촛불집회 계속한다”고 밝혀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시민의 분노가 광화문 일대에서 당분간 계속 분출할 전망이다.

이창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