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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아빠 목마'가 만드는 '최순실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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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29 20:39:12 수정 : 2016-10-30 11: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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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야하라” 타오른 '최순실 촛불' / 곳곳에서 고사리 손 '목마 시위' 눈길 / 시위는 과격하다? 인식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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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선 실세 국정농단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민심이 활활 타올랐다.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 2만여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9000여명)은 광화문 일대에서 촛불시위를 진행하면서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모인 구름 군중은 시민들의 현 정권에 대한 분노를 실감케 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29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최근 국정농단 사태를 빚은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 규명과 현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을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지 말고 즉시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현장을 찾은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금까지 (국민은) 대통령이 저질러 온 온갖 부패와 무능을 인내해왔다”며 “형식적인 대통령은 지금 당장 권력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도 “3.15의 주범 이승만은 하야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한다고 해서 국정공백 사태가 오겠느냐”면서 우회적으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시위는 쌀쌀해진 날씨에도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3040 세대들이 많았다. 구름 관중 속 곳곳에서 아이들을 목마에 태운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경기 광주에서 쌍둥이 딸(6)과 함께 광화문을 찾은 홍모(44)씨 부부는 “아이들이 많이 어리지만 (집회 시위에 대해) 어느 정도 알려주고 왔다”면서 “다 이해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교육적으로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살 아들을 목마에 태우고 집회를 지켜본 회사원 이모(38)씨도 “주말 저녁 시간이지만 현 정권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느껴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집회에 참여하는 이른바 ‘목마 시위’ 현상은 그동안 터부시 되던 집회와 시위 문화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직장인 정모(37)씨 부부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회나 시위라고 하면 ‘과격함’이나 ‘폭력’ 등이 주로 연상됐는데 질서정연한 모습에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나 의식이 성숙해졌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학생을 비롯해 고등학생까지 대거 참여한 이번 시위는 다른 시위보다 참가자들의 연령이 한층 낮아진 모습이었다. 경기 안산에서 올라온 고교생 김모(17)양은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친구와 함께 올라왔다”면서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 깃발을 들고 학교 점퍼를 입은 대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대학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시위에 찾은 김주현(21)씨 일행도 “현 정권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다”며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는 건 시민들이 그만큼 ‘답답해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주최 측에서는 ‘폭력 시위’로 변질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집회 관계자들은 시민들에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만큼 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시민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촛불시위를 마진 뒤 오후 7시30분부터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광교→보신각→종로2가→북인사마당까지 약 1.8㎞를 행진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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