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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떨쳐버린 '산성액 테러' 상처…비슷한 처지 도우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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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13 15:00:00 수정 : 2016-10-13 17: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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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산성액 테러로 화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미국의 30대 여성이 자신의 쓰라린 경험을 토대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위로하며 살아가는 사연이 공개됐다.

여성은 자신에게 산성액을 끼얹었던 가해자에게 용서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지만 아직 답장을 받지 못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칼리 버틀러(32)는 2006년 어느날, 미국 시카고에 있는 사촌 집에 다녀오다가 산성액 테러를 당했다.

가해자는 칼리와 그의 남자친구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두 여성이 차에 타던 칼리를 총으로 위협하고 산성액을 끼얹었는데, 이 사고로 칼리는 전신 30%에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칼리는 약 7주에 걸쳐 집중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눈앞이 캄캄했다.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칼리는 “첫 수술 후 깨어나 거울을 봤을 때가 기억난다”며 “너무 끔찍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울 속 비친 내 모습은 너무 무서웠다”며 “눈물만 흘렸다”고 덧붙였다. 한 사람으로서 잠들었다가 다른 이로 깨는 날들의 연속이 칼리를 억눌렀다.

칼리는 “산성액을 맞고 얼굴을 미친 듯이 닦았다”며 “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게 느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칼리는 사고 후 새로운 시각으로 인생을 보게 됐다. 아름다움은 겉으로 드러나는 게 아니라 내면에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사고 전, 칼리는 외모를 꾸미는 데 집중했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도 내지 않았다. 마음에서 치솟는 분노는 자기를 더욱 깊은 나락으로 끌어당긴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칼리는 네 살 아들을 둔 엄마다. 그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상처마저도 사랑한 그는 계속해서 긍정의 기운을 주위에 내뿜고 있었다.

칼리는 “모든 것에 고맙다”며 “몸에 난 상처와 내가 누군지 깨닫게 한 정신적 고통마저도 고맙다”고 말했다.



칼리에게 산성액을 끼얹은 가해자는 두 명이지만 증거불충분으로 한 명만 정의의 심판을 받았다. 그를 공격했던 니콜 베이커는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지난 여름, 칼리는 니콜에게 “당신을 용서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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